문재인 대통령, 지진 피해 네팔 학교에 사비 털어 복구 지원

입력 2018-06-03 18:06  

2년 전 트레킹 때 자원봉사 '인연'
함구 불구 현지 언론 보도로 알려져



[ 손성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진으로 폐허가 된 네팔 산골의 한 학교 복구에 써달라며 사비를 털어 지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청와대와 네팔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자신과 인연을 맺은 네팔 누와코트 지역에 있는 아루카르카 학교의 지진피해 복구를 위해 지인들과 함께 135만루피(약 1350만원)를 지원했다.

문 대통령은 2년 전인 2016년 6월 랑탕 지역 트레킹을 위해 네팔을 방문했을 당시 2000명 가까이 사망한 2015년 대지진으로 극심한 피해를 본 아루카르카 중급학교를 찾아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재건작업에 참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트레킹 여행 중이었으며 측근인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과 탁현민 행정관이 동행했다.

문 대통령은 아루카르카 학교 피해 현장에 4시간가량 머물고 복구를 위한 자원봉사를 하면서 “앞으로 이 학교를 잊지 않고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학교 복구 상황을 파악하다가 예산 부족으로 복구가 더디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사비 500만원을 보냈다. 당시 네팔행에 함께했거나 연결해준 이들이 참여해 1500만원을 모금했고, 이 중 1350만원을 지난 4월 학교 복구비용으로 전달했다. 나머지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네팔 출신 한국 이주 노동자의 치료비로 썼다.

청와대는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르틱아비얀 데일리 등 네팔 현지 언론들이 지난달 30일자로 일제히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학교 복구지원 자원봉사를 했을 때도 10만루피(약 100만원) 상당의 과학실험 기자재를 학교 측에 전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네팔 트레킹 때 한 현지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한국과 네팔의 우정을 잇기 위해 사비를 낸 것으로 안다”며 “공개하지 않으려 했으나 현지 언론이 보도하는 바람에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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