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바꾸려면 새 판 짜야"… "정책 연속성 있어야 발전"

입력 2018-06-03 18:43  

부산시장 '리턴 매치'

앞서가는 오거돈
"보수 깃발 꽂으면 당선 옛말
부산을 동북아 해양수도로"

'뒤집기' 총력전 펴는 서병수
"시민들 만나니 자신감 생겨"
빨간 운동화 신고 지지 호소



[ 김태현 기자 ]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서병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처음 맞붙은 2014년 부산시장 선거는 1.31%포인트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오 후보와 새누리당 소속 서 후보는 선거 1주일 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 대혼전을 거듭했다. 4년이 지난 현재 여론 지형은 크게 달라져 있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가 앞서가고 현직 시장 출신인 서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3일 두 후보는 야구의 중심지 부산 사직구장과 젊은이들의 거리인 서면 일대를 누비며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파란 점퍼를 입은 오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부산 구덕산 입구의 꽃마을 인근 음식점부터 집중 공략했다. 30년 전통의 ‘할매집’을 찾은 등산객 김영철 씨(64)는 “산에 갔다 내려오는 길인데 오 후보를 보니 시대가 많이 바뀐 것 같다”며 “보수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옆 식당의 한 손님은 “오 후보도 공무원(부산시 부시장) 시절 보수 쪽에 가까웠는데 저렇게 진보 쪽으로 가 있는 것을 보니 세상이 바뀌어도 한참 바뀐 것 같다”고 꼬집었다.

오 후보는 여론조사의 압도적 우위를 앞세워 확실히 승기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보수적인 사람들마저 (한국당에) 돌아서고 가는 곳마다 부산을 바꿔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며 “가덕신공항 건설로 관광과 물류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고 해양수산부 장관과 한국해양대 총장을 지낸 경험을 살려 부산을 동북아 해양수도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서 후보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수영동 수비교차로와 해운대 해수욕장, 환경미화원 쉼터와 119수상구조대 인근을 찾아 바닥 표심을 다졌다. 한국당을 상징하는 빨간 점퍼에 빨간 운동화를 맞춰 신고 등산객과 가족들이 많이 찾는 부전동의 어린이대공원에 진을 쳤다. ‘경제전문가 서병수’ ‘2번을 찍어야 경제가 삽니다’라는 구호와 함께 손가락 두 개를 치켜들고 지지를 당부했다. 해운대구 우동에서 온 김철수 씨(52)는 “서 후보가 큰 과오 없이 ‘2030 부산 월드엑스포’의 기반을 잡은 만큼 한번 더 당선돼 제대로 된 부산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온천동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서 후보를 보자 “온천 2동 재개발 때문에 보상금도 제대로 못 받고 이사갈 곳도 없다”며 “제발 재개발을 제대로 해 주민들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서 후보는 “여론조사를 해보면 차이가 많이 나서 걱정했는데 현장에 나와 시민들을 만나보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확실히 든다. 이번 주말을 계기로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가장 최근 이뤄진 KBS·한국리서치의 지난 5월25~26일 여론조사(부산 유권자 남녀 800명, 응답률 17.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에서 오 후보는 52.9%, 서 후보는 20.2%를 기록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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