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남중국해도 긴장 고조… 美 "섬 없애버릴 수 있다" vs 中 "내정간섭" 발끈

입력 2018-06-03 19:25   수정 2018-07-03 00:30

전세계 물동량 30% 왕래
해상 길목서 군사충돌 위험



[ 유승호 기자 ] 미국과 중국은 대만뿐 아니라 남중국해 주도권을 놓고도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자칫하면 ‘군사적 충돌’로 치달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사진)에 군용 활주로를 건설하고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군사기지화에 속도를 내자 미국은 군함을 배치해 순찰 작전을 벌이고 전략폭격기를 출격시키는 등 견제에 나섰다. 중국은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주변국에 대한) 위협과 협박”이라며 “미국은 중국과 건설적인 관계를 추구하겠지만 맞서야 할 땐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케네스 매켄지 미 합동참모본부 중장은 지난달 31일 기자 브리핑에서 “미국은 서태평양의 작은 섬들을 없앤 경험이 많다는 정도만 말하겠다”고도 했다. ‘중국의 인공섬 중 하나를 날려버릴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중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샹그릴라 대화의 중국 대표단 단장인 허레이 군사과학원 부원장은 “남중국해에 군대와 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국제법이 허용한 중국의 주권 범위 안에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한 무책임한 발언은 중국에 대한 내정 간섭”이라고 반박했다. 허 부원장은 최근 미국이 남중국해에 군함과 항공기를 전개한 데 대해 “중국 정부와 중국인들은 미국 행위에 강력히 반대하며 이를 막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달 초 남중국해 인공섬으로 주변국 간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 필리핀명 칼라얀군도, 베트남명 쯔엉사군도)에 대함 순항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했다. 지난달 18일엔 훙-6K 등 여러 대의 폭격기가 남중국해에서 해상 타격훈련과 이·착륙 훈련을 했다.

이에 미국은 지난달 27일 해군 함정 두 척을 중국이 점유하고 있는 남중국해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군도) 12해리 이내 수역에 전개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다. 파라셀군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남중국해는 전 세계 교역 물량의 30%, 원유 수송량의 60%가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남중국해는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여러 나라가 둘러싸고 있어 영유권 분쟁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스프래틀리군도는 중국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6개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파라셀군도를 놓고는 중국과 베트남이 다투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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