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이 마련 중인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여타 금융업권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사 영업행위와 관련해선 윤리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등 6개 금융협회장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윤 원장은 우선 채용비리 근절과 신규채용 확대 관련한 금융권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과거에는 고학력자와 남성을 우대하거나, 임직원 추천제도를 운영하는 행위 등이 개별 회사 재량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달라진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기 위해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특히 "은행권에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마련 중인데 금융투자나 보험 등 다른 금융권에도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확산시켜 채용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금융권이 신규채용과 생산적 금융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달라"면서"금감원도 공정한 채용문화 확립과 일자리 창출, 소비자 권익 증진 등을 금융회사 경영실태평가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사의 영업행위와 관련해선 윤리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불완전판매 등 금융회사의 영업행태에 대한 불만과 민원이 여전한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면서 "금융회사가 고객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고객에게 과다한 위험을 부담시키는 영업 관행을 지속하면 금융에 대한 국민 신뢰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금융회사는 고객에 앞서 위험을 부담하는 서비스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고객 재산 상황이나 투자성향을 충분히 파악해 고객에게 필요하고 가장 적합한 상품을 권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금융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해야 한다"며 "불완전판매 여부 평가 반영을 포함해 소비자와 판매자 간 이해 상충이 발생하지 않도록 성과평가 보상체계 재설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협회들은 지난달 ▲신의성실 등 영업행위 기본원칙 준수 ▲성과평가·보상체계 적정성 제고 ▲영업행위 내부통제 강화 ▲합리적인 분쟁해결 프로세스 구축 ▲금융소비자 알 권리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영업행위 윤리준칙'을 마련했으며 이달부터 금융회사별 내부규범에 반영할 계획이다.
가계부채 위험 관리도 강조했다.
윤 원장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신용대출과 전세대출이 급증하고 있고 전 금융권 공통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외형 부풀리기 경쟁으로 신용대출이나 개인사업자 대출의 무분별한 확대가 지속되면, 향후 우리 경제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윤 원장은 "올해 금융권 협의로 마련된 가계부채 관리목표가 충실히 지켜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이날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겠다.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지만 순차적으로 만날 것"이라며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만남도 예고했다.
금감원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금융권 CEO들과의 회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기식 전 원장이 약탈적 대출이라며 비판한 저축은행 고금리 대출 관행 문제가 이번 간담회 논의에서 빠진 것과 관련해서는 "차주와 금융회사 간 상대적인 문제라서 개별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우에 따라 약탈적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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