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자회사에도 자문 안돼
2년 뒤 M&A 상황까지
예측 필요한 고차방정식
대형사보다 중소형사 유리
회계업계 '지각변동' 예고
[ 황정환 기자 ] 회계법인이 외부감사를 맡은 기업의 인수 자문을 금지하는 공인회계사법 개정안이 시행되며 회계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감사 일감을 많이 갖고 있는 대형 회계법인일수록 재무자문 시장에선 신규 수주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회계법인들은 법 시행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이해득실을 따지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감사기업에 재무자문 안 돼
개정된 공인회계사법에 따라 회계법인은 지난 5월1일부로 감사 대상기업의 매수자문을 할 수 없다. 매각 자문만을 금지한 기존 공인회계사법을 한층 강화한 법안이다. 개정안은 감사 대상 기업뿐 아니라 연결자회사들에 대한 자문까지 직무 제한 범위를 확대했다.
회계법인 내부에선 인수합병(M&A) 및 기업 실사를 담당하는 재무자문 부문과 감사 부문 간 업무 배분을 두고 이해득실 계산에 골몰하고 있다. 감사보수를 확보하기 위해선 재무자문을 맡지 말아야 하는데 그렇다고 상대적으로 고수익인 재무자문 시장을 포기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회계업계 1위 삼일PwC회계법인 내 최대 논쟁거리는 롯데지주였다. 롯데지주의 종속 및 관계사는 롯데칠성, 롯데쇼핑, 롯데카드, 롯데푸드 등으로 M&A 시장에선 국내 최대 전략적 투자자 중 하나다.
하지만 삼일회계법인은 본부 간 논의 끝에 롯데지주 감사를 맡는 것으로 결론 냈다. 앞으로 롯데그룹의 M&A가 정체될 수 있다는 점,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 등이 롯데지주의 연결자회사에서 제외돼 매수자문이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해서다.
반대로 감사보다 재무자문 수익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당수 회사들은 외부 감사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EY한영은 올해 감사 시장에서 가장 선전했다는 평가다. 한영은 딜로이트안진이 맡던 JB금융을, 삼정KPMG가 맡던 셀트리온헬스케어 대웅제약 등의 감사를 새로 맡았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으로 1년간 신규 감사 수주가 중지됐다가 재개된 딜로이트안진은 수익성 위주의 영업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최근 안진은 LG의 ZKW 인수 거래 실사를 맡는 등 재무자문 분야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융업계에서 꾸준히 증권사 인수 후보로 꼽히는 JB금융과의 감사 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것도 재무자문과 감사 간 수익성 계산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보다 중소형 법인에 유리
2020년부터 시행되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도 회계법인의 셈을 복잡하게 하는 요소다. 2020년부터 외부감사인을 6년 자율 선임하면 3년 지정받는 감사인지정제가 시행되기 때문에 2년 뒤 감사 시장과 M&A 시장 상황까지 예측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이 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회계법인으로선 금융당국으로부터 특정 기업의 감사로 지정받으면 해당 기업의 재무자문 업무를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회계업계에선 회계감사 역량이 큰 대형 회계법인의 경우 지정 감사를 많이 받으면 재무자문 일감을 강제 정리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중소형 회계법인들이 재무자문 일감을 받아 수혜를 얻을 전망이다.
아직까지 회계법인들은 전반적으론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한 대형 회계법인 파트너급 회계사는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향후 외감법 영향까지 포함한 사업적·법적 문제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감사인 지정제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신중하게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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