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인력만 투입 가능해
조선업계 "직종 특수성 인정해야"
[ 김보형 기자 ] 다음달 1일부터 300명 이상 사업장에 근로시간 단축제도(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조선업계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청하고 나섰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4일 호소문을 통해 “해상 시운전 등 특수업무는 공기(工期)를 맞추기 위해 근로시간 초과가 불가피하다”며 “정부의 추가 대책이 없으면 근로기준법을 위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운전은 건조한 선박을 선주에게 인도하기에 앞서 계약서에 따른 성능과 기능을 검증하는 업무를 말한다. 크게 안벽(배를 접안할 수 있는 부두시설) 시운전과 해상 시운전으로 나뉜다. 6~8개월가량 걸리는 안벽 시운전은 부문별로 동시에 성능검사를 하는 만큼 단기간에 업무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일반 상선은 바다에서 3주가량 해상 시운전(군함 등 특수선은 6개월 이상)을 하는데 근로자 교대 자체가 쉽지 않아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기 어려운 구조다. 승선 근로자를 늘리면 생활 공간 등이 부족해져 안전 사고 위험이 커진다. 기상 악화 등으로 시운전을 중단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선주와 약속한 공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연장근로가 불가피하다는 게 협회 측의 설명이다.
최소 4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전문인력만 시운전에 투입할 수 있어 추가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 관계자는 “직종별 특수성을 반영해 조선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해결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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