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5000명 한국경제학회에 최저임금 인상 찬성론자 눈 씻고 찾아봐도…

입력 2018-06-05 17:35  

현장에서

'반대'학자만 목소리 높여
"소득주도성장론의 현실"

김은정 경제부 기자



[ 김은정 기자 ] “한국경제학회 내에서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기조가 맞다고 보는 학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정부 내부에서 불붙은 최저임금 논란이 국책연구소로 확산되면서 경제 전문가끼리 논쟁을 붙여보려는 기자의 요청에 김경수 한국경제학회장이 한 말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인 경제적 효과를 실증하거나 무용론을 주장할 경제학자는 많지만 그 반대 의견을 지닌 경제학자를 찾기는 어렵다는 얘기였다.

한국경제학회는 1952년 설립돼 약 5000명의 회원을 거느린 경제학계의 모(母)학회다. 활발하게 대외 활동하는 경제학 교수만 400여 명에 달한다.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주류 경제학자가 대부분이지만 반대의 비주류 학자도 제법 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경제 전문가 집단에서조차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찬성론자로 나설 경제학자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은 소득주도 성장의 이론적 지지 기반이 얼마나 약한지를 대변한다.

그동안 국내 경제학자들은 경제 현안에 침묵하고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국내 경제학계에선 논쟁다운 논쟁을 찾기 어렵다는 비판도 많았다. 하지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두고선 오히려 정부 정책에 반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장하는 경제학자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

경제학자들은 긍정적인 효과를 입증할 논거가 턱없이 부족한 소득주도 성장을 정부가 실험적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고용 악화, 분배 양극화 등의 부작용이 잇따라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경제학 교수는 “정치 성향이 아주 뚜렷하지 않은 다음에야 경제학자 타이틀을 걸고 지금처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통계청장을 지낸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은 분배-지출 고리만 있고 지출-생산, 생산-분배 고리를 외면하고 있어 설계부터 부작용이 예상된 정책이었다”고 말했다.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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