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업체들 "기사 어디서 구하나"
'週 68시간' 1차 조정에도 버스대란 조짐
수당 月 50만원 감소…있던 기사도 나갈판
일부 노선 폐지·운행감소 현실화할 듯
[ 이해성/고윤상/서기열 기자 ]
“이제 곧 휴가철인데 버스 예약부터 안 되니 큰일이네요.”
다음달 초 강원도로 휴가를 떠나려고 했던 직장인 김모씨(25)는 6일 평소 애용하던 ‘고속버스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에서 교통편을 예약하려고 했지만 끝내 실패했다. 날짜와 구간을 선택해도 ‘배차 정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란 문구만 떴다. 서울 시내 대형 터미널 3곳 중 시외버스 노선이 가장 많은 동서울종합터미널은 전날 “7월1일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인해 대다수 노선이 배차시간대 감회 및 변경된다”며 “잠정적으로 7월1일부터 온라인 예약이 중단되니 이용자들이 이를 양지해주기 바란다”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6일 오후 2시께 슬그머니 내렸다.
동서울터미널 관계자는 “예매시스템상 특정 노선만 예매를 중단할 수 없어 전체 시스템 노선 예약을 금지하려 한 것”이라며 “운수업체들의 기사 수급난이 심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남부터미널 역시 7월 예약은 불가능한 상태로 이곳에 소속된 버스 회사들이 비슷한 사유로 터미널 측에 운행 정보를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할 부처인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하기 위해 탄력 근무제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최근 노사정 합의를 했다”며 “이 합의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5일 노선버스의 운송서비스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운수업계에서는 국토부가 상황의 심각성을 오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노사정 합의로 도출된 각종 대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급한 불을 끄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음달 시행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르면 노선버스업은 당초 주 52시간 근무 예외 업종에 포함됐다가 다시 빠지면서 당장 7월부터 주 68시간으로 근무시간을 줄이고 내년 7월에는 52시간까지 단축해야 한다. 이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막고 노선버스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내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노사정 대책이 마련됐지만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특정일의 노동시간을 늘리면 다른 날의 노동시간을 줄여 일정 기간(2주 또는 3개월) 평균 노동시간을 법정 한도에 맞추는 방식이다.
문제는 탄력적 근로와 무관하게 절대적 근로시간이 줄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노선버스를 운행하려면 추가로 운전기사를 채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확보 가능한 운전기사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하더라도 당장 올 7월에는 8854명, 내년 7월에는 1만7795명의 운전기사를 추가로 고용해야 한다. 당장 7월까지 추가로 고용할 수 있는 운전기사는 50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국토부는 추정했다.
현장의 버스 기사들은 ‘대란’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15년차 버스 기사 장모씨는 “68시간으로 하더라도 인원이 모자란 버스회사가 태반인데 52시간으로 하면 맞출 수 있는 버스 회사가 없을 것”이라며 “사람을 모집하려 해도 지원자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사 김모씨는 “그나마 추가 근무 수당을 받으니까 힘들더라도 이 일을 했던 건데 이제 월 50만원 이상 덜 받게 된 것 아니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줄퇴직도 이어지는 점이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게 현장의 얘기다. 퇴직을 얼마 남기지 않은 20년 이상 근속자들이 내년에 추가 근무수당이 줄면 퇴직 전 3개월 급여를 기준으로 하는 퇴직금이 대폭 줄기 때문이다. 20년차 버스 기사 박모씨는 “추가 근무가 많은 강원이나 경부 노선 기사들은 내년 이후에 퇴직하면 수천만원씩 손해를 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강원여객은 이 같은 이유로 수십 명의 퇴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성/고윤상/서기열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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