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훈남정음' "두 남녀 러브라인 본격화…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입력 2018-06-08 19:29  

SBS 수목드라마 ‘훈남정음’은 남궁민과 황정음의 조합만으로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남궁민은 그동안 ‘리멤버’ ‘미녀 공심이’ ‘김과장’ ‘조작’ 등에서 전혀 다른 특징의 인물을 인상 깊게 연기하며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황정음은 ‘그녀는 예뻤다’ ‘운빨로맨스’ 등을 통해 ‘로코(로맨틱 코미디) 퀸’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이런 기대에 턱없이 못 미쳤다. 지난달 23일 첫 방송에서 5.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 가구 기준)를 기록한 시청률은 지난 7일 방영된 11~12회에서 각각 2.6%, 4.2%로 떨어졌다. 수목극 최하위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주연 배우들이 나섰다. 배우 남궁민, 황정음, 최태준, 오윤아는 7일 경기 고양의 SBS일산제작센터에서 기자간담회(사진)를 열고 “이제부터 이야기 전개가 달라질 것”이라며 시청률 반등을 자신했다. ‘훈남정음’은 사랑을 거부하는 비연애주의자 강훈남(남궁민 분)과 사랑을 꿈꾸지만 팍팍한 현실 때문에 연애를 포기한 유정음(황정음 분)이 결혼정보업체 회원들의 솔로 탈출을 도와주다가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극 중 유정음은 결혼정보업체 커플매니저다. 커플 매칭에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제로 회원’들을 처리하라는 지시를 받고 연애 칼럼니스트인 강훈남과 함께 이들의 매칭 성사를 위해 분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두 주인공의 이야기보다 주변 인물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남궁민은 “주인공들이 제로 회원의 연애를 코칭하는 과정을 그리느라 시선이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에 집중되지 않고 분산됐다”고 그간의 부진 원인을 진단했다.

그는 “주요 배역의 캐릭터 정립과 러브 라인에 집중하자고 제작진과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황정음의 경우 ‘로코 퀸’이라는 수식어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낙천적인 성격, 과장된 몸짓, 단발머리 등 전작과 다를 것 없는 연기와 스타일에 시청자들은 지루해했다.

황정음은 “같은 장르를 연달아 세 편 찍다 보니 시청자들이 뻔한 캐릭터라고 느낀 것 같다. 나 또한 ‘유정음’에 완전히 몰입하지 못하고 그냥 ‘황정음’을 보여준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자성했다.

제작진은 대본 수정도 감행했다. 황정음은 “강조할 부분과 빼야 할 부분에 대해 강약 조절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남궁민은 “극 초반 차갑고 딱딱한 훈남의 성격을 묘사하려다 보니 연기할 수 있는 폭이 작았는데 앞으로는 정음을 사랑하기 시작한 훈남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훈남정음’은 총 32부작 가운데 3분의 1을 넘어섰다. 시청률 반전의 관건은 식상한 로코를 극복할 수 있는 극적 장치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캐릭터의 설득력이다.

김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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