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인 'LOVE YOURSELF 轉 'Tear'가 앨범 판매량 166만장 돌파하고 빌보드 톱 랭킹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적인 그룹으로 등극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의 가치가 2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 시작했고 선거철을 앞둔 정치계에서는 대중들에게 통한 방탄소년단의 열풍을 주목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인물은 단연 문재인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슬로건이었던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기치를 앞세워 당선 이후 적폐를 청산하는데 광폭 행보를 이어왔다. 그 결과 70%에 이르는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하며 어디를 가나 국민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1전2기 노력끝에 대통령 자리에 오른 문 대통령과 짧지않은 무명시절을 딛고 세계 정상에 오른 방탄소년단. 그들이 증명한 '성공의 법칙'을 짚어봤다.
▲ 강력한 팬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집권 초반부터 70%라는 수치를 기록했다. 일부 언론과 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임기 초반 인기도 이에 못지 않았다면서 취임 후 반짝효과라고 평가절하 했지만 취임 52주차때는 지지율이 83%에 달했고 각종 악재 속에서도 평균 70%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팬카페 회원들은 올 1월 자발적으로 광고비를 모아 여의도와 광화문 등 서울 지하철역 곳곳에 문 대통령 생일축하 광고를 냈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에도 문 대통령의 생일축하 광고 영상이 올라왔다. 아이돌 팬클럽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문화가 정치인에게 처음으로 대입된 것이다.
문 대통령을 향한 이같은 팬덤 현상은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온갖 비리와 문제들도 점쳐진 이전 정부들에게 실망한 국민들은 강력한 적폐청산을 원했고 문 대통령은 원칙을 앞세워 이에 부응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적폐청산위원회'를 설립하고 국정원의 정치개입부터 문화예술인에 대한 블랙리스트 실체를 밝히는 등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들의 뜻을 받들고 있다.
여기에 중재외교력 강화로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인해 평화무드가 조성됐고 북미정상회담에 디딤돌을 놓으면서 지지율은 흔들림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의 팬덤처럼 방탄소년단의 팬덤 역시 '콘크리트' 팬덤으로 유명하다. 팬클럽의 이름인 '아미'는 방탄복이 군대와 항상 함께 하는 것처럼 방탄소년단과 팬들이 언제나 같이 있겠다는 뜻으로 지었다. 그만큼 긴밀한 관계를 자랑한다. 우상과 팬의 관계가 아닌, 친구같은 수평적 관계가 이들 사이에 형성됐다. 아니 오히려 방탄소년단이 팬들을 '팬분'이라고 부르며 더 높인다. 팬덤이 강력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아미는 지나친 팬심으로 스타를 위기에 빠뜨리지 않는다. '절제의 미학'을 아는 것이다. 아미는 클린 팬덤문화 캠페인인 '방페 프로젝트'(아미는 방탄의 얼굴이다)를 시작하면서 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팬덤 문화를 이끌고 있다.
팬덤문화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사건이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미국 방문때 팬들이 공항에서 안전 캠페인을 벌인 것이다. 미국 현지 아미들은 공항 안팎에 보라색 리본을 묶어 방탄소년단을 팬들로부터 보호하는 안전선을 만들었다. 방탄소년단 또한 액세스 할리우드와의 인터뷰에서 '인상적인 순간'으로 이를 언급했다.
아미는 방탄소년단에 대한 팬심을 자신들을 위해서가 아닌 방탄소년단을 위해 발현한다. 이렇듯 문 대통령과 방탄소년단은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그들이 꿈꾸는 정치와 음악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팬덤은 어떻게 생겨난 걸까?
▲ SNS를 통한 소통능력
문 대통령과 방탄소년단이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소통능력에 있다. 먼저 청와대는 페이스북과 유튜브, 트위터를 이용해 청와대의 소소한 일상을 국민들에게 공유한다. 철옹성 같이 높게만 느껴졌던 청와대의 모습이 내 손 안의 핸드폰으로 들어와 심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졌다. 물론 청와대의 모든 일상이 공유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의 친근한 모습이 언론을 거치지 않고 바로 국민들에게 배달된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YTN과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SNS에 직접 글을 올린다"면서 "다만 본인이 자판으로 쳐서 올리고 이런 것까지는 아니지만 본인이 직접 글을 다 써서 관리자에게 전하면 관리자가 업로드를 한다”고 말했다.
고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어떤 보스냐’라는 질문에는 "청와대 많은 직원이 공통으로 하는 얘기는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인 분"이라면서 "카메라가 돌아갈 때 안 돌아갈 때가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 대통령으로서뿐 아니라 사람으로서도 굉장히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심을 담은 소통능력을 보여주는 예다.
또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소통의 상징이다. 최근에는 처음의 취지와 달리 황당한 청원들이 올라와 그 의미가 퇴색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의 목소리가 직접 청와대에 닿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과정에서 20만건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가 직접 해당 청원에 대해 답변까지 해야 한다.
방탄소년단 역시 자신들의 트위터 계정와 각종 SNS를 통해 팬들과 수시로 소통한다. 방탄소년단이 2년 연속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부문 트로피를 따낸 것도 전세계 팬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한 결과다. 소셜미디어 활동이 활발한 방탄소년단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유튜브를 통해 해외팬들과의 물리적 거리는 물론 심리적 간극을 좁혔고 이는 강력한 아미라는 팬덤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전세계 아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방탄소년단의 SNS를 향유하고 이를 전파한다. 그들의 음악이나 방송을 번역하는 아미, 팬아트를 그리는 아미, 움짤을 만드는 아미, 리액션 영상을 올리는 아미, 방탄소년단에게 멘션으로 보낼 편지를 그리는 아미, 방탄소년단 콘서트나 음악방송 후기를 올리는 아미 등 아티스트와 팬들의 소통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며 점차 확산됐다.
그 결과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트위터에서 최다 리트윗된 그룹으로 기네스에 등재되며 트위터 팔로워가 무려 1500만명에 이르게 됐다. 그야말로 경이로운 수치다.
▲ 타인의 아픔을 느낄 줄 아는 공감능력
이러한 소통이 가능하려면 가장 중요한 게 공감능력이다. 공감능력의 시작은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상대방의 시선에 나의 시선을 맞추는데 있다. 문 대통령과 방탄소년단은 사랑받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전 정부에서 볼 수 없었던 소탈한 행보를 보이며 국민들에게 감동을 줬다. 그 중에서 가장 크게 감동을 줬던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유족인 김소형 씨를 품에 안고 위로하던 모습이다.
지난 6월 6일 현충일, 문 대통령은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6·25 무연고 묘지 방문을 시작으로 천안함 46용사, 연평도 포격 도발 전사자, 그리고 독도의용수비대와 의사상자 묘역 등을 일일이 찾아 추모했다. 현직 대통령이 무연고 묘지 참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모습들은 문 대통령이 얼마나 낮은 자세로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문 대통령은 취임 때부터 국민들과 소통하며 아픔에 공감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사실이다. '광화문 대통령 시대' 선언이나 청와대 앞길 개방, 또 50년만에 인왕산을 개방한 것도 문 대통령만이 시행하기 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됐던 일들이다.
문 대통령의 공감능력은 외교에서도 빛을 발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살얼음판을 걷던 시절이 불과 몇 개월 전이다. 주변국들은 자국의 이익만을 앞세우며 이른바 '스트롱맨'을 자처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모든 지도자들이 상대국의 입장보다 자국 이익 우선주의를 내걸었다.
여기서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최고 이익은 '평화'라고 말하며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외교무대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왔고 그 결과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이어졌다.
남북정상회담을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주변 국가 리더들의 탁월한 지도력 덕분이라고 말하는 문 대통령과 화법에 박수를 보냈다.
방탄소년단의 공감능력은 그들의 음악을 들을 때 진가를 알 수 있다. 그들이 만드는 노래의 가사는 보통의 아이돌과는 좀 다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 '피독'은 방탄소년단의 성공 비결로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점'을 꼽았다. 피독의 말대로 방탄소년단은 10~20대들이 받는 고통이나 압박감, 학교 폭력과 같은 그들 또래의 피부에 와닿는 주제를 노래했다. 또래 청춘의 이야기를 쭉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장'이란 키워드가 나왔고 어린 팬들이 성장하면서 방탄소년단도 같이 성장한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가능했던 건 또래의 아픔의 공감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저 멋있어 보이기 위해 음악을 하고 무대를 꾸민 것이 아니라 공감을 바탕을 한 자신의 내면을 노래해 팬들이 받는 위로가 컸다.
▲ 공감도 소통도 능력이다
정치와 연예계는 얼핏보기에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분야이지만 사실은 가장 닮아있는 분야다.
정치인은 민심을 얻어야 국민을 대표할 수 있고 아티스트는 팬들의 관심을 받아야 무대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와 음악이라는 서로 전혀 다른 분야지만 국민과 대중 다수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정치인들은 지역 현안을 자신이 해결하겠다며 한 표를 호소한다. 해마다 선거시즌이면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이고 자신이 변화의 주역임을 자신하며 국민들의 소중한 한 표를 얻기 위해 애쓰지만 막상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기성 정치인과 다름없는 행보를 보여 실망감을 안기기도 한다.
공감도, 소통도 능력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을 바라는 후보자들이나 신인 아이돌 그룹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이 능력이 요구된다. 타인의 말에 귀기울이고 경쟁 상대의 장점을 인정하며 배우고 소통하는 자세. 여기서부터 기존의 벽을 허문 한 단계 도약이 시작되고 새로운 정치로 대한민국을 바꾸는 변화가 시작될런지 모른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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