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타르' 더 많은 아이코스 계속 피워야 할까?…타르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입력 2018-06-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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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7일 '아이코스' 같은 궐련형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덜 해롭지 않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으면서 흡연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흡연자들은 그동안 담뱃잎을 태우는 방식인 일반담배에 비해 찌는 방식인 궐련형전자담배가 건강에 덜 해롭다는 담배회사들의 실험결과를 믿고 흡연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궐련형전자담배를 판매한 한국필립모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국내에 아이코스가 출시된 이후 흡연자의 100만명 이상이 궐련형전자담배로 갈아탔다.

정부가 궐련형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덜 유해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한 근거는 오히려 타르의 양이 일반담배에 비해 궐련형전자담배에서 더 많이 나왔다는 분석에 기초한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8월부터 담배 성분의 국제표준 측정방법인 ISO(국제표준화기구) 방식과 헬스 캐나다(캐나다 보건부) 방식을 토대로 인체에 해로운 니코틴과 타르 등의 유해물질들이 궐련형전자담배 흡연과정에서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검사해왔다.

그 결과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일반담배 제품 5개(디스플러스, 에쎄프라임, 던힐, 메비우스 스카이블루, 팔리아먼트아쿠아5) 평균치에 비해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타르는 1.5배 더 많이 나왔다.

여기서부터 보건당국과 담배회사들 사이에 해석의 차이가 존재한다.

흡연자들이 흔히 담배의 독한 정도를 가늠하는 타르는 니코틴과 달리 특정 성분을 지칭하는 게 아니라 '복합물질' 말하는 것이다.

담뱃잎이 연소되는 과정에서 찌꺼기, 수분 등이 발생하는 데 니코틴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물질을 '타르'라고 총칭하는 것이다. 이 타르 안에는 벤젠, 포름알데히드 같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도 포함되어 있다.

문제는 수세기의 역사를 갖고 있어 타르의 성분이 무엇인지 대부분 규명된 일반담배와 달리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타르에는 어떤 성분이 발생하는지 아직 정확하게 검증되지 않았다.

담배회사들은 정부 조사 결과 타르의 총량이 궐련형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더 많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벤조피렌 같은 1급 발암물질은 덜 발생했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한 것이라고 얘기하는 상황이다.

실제 이번 보건당국의 조사결과 궐련형전자담배의 타르 내 발암물질의 경우 함유량이 일반 담배의 0.3∼28.0% 수준으로 적게 나와 담배회사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을 뿐 담배에는 최소 70종의 발암물질과 7000여종의 유해화합물질이 있어 일부 검증된 발암물질의 검출량이 적었다고 덜 유해하다고 주장해서는 안된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아직 그 역사가 짧기 때문에 증기 안에서 어떤 유해화합물질이 생성되고 있는지 모른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타르의 총량이 일반담배보다 많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궐련형 전자담배가 덜 유해하다는 담배회사들의 주장은 맞지 않다는 게 이번 보건당국 발표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일반담배에 비해 타르가 더 많이 발생한 궐련형전자담배가 더 유해하다는 것일까?

독성전문가들은 담배의 유해성은 흡연기간, 흡연량뿐만 아니라 흡입횟수, 흡입깊이 등 흡연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유해성분 함유량만으로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간의 유해성을 비교하는 것을 적절치 않다고 조언하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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