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로비에 '방탄경호단'… 콘크리트 블록 세워 車 통제

입력 2018-06-10 17:54  

570m 떨어진 트럼프·김정은 숙소 철통보안

경비 삼엄한 세인트레지스호텔

CCTV 10여대 추가 설치
호텔 입구·주변도로까지 통제

트럼프 묵는 샹그릴라호텔도
차량 검문…대형 가림막 설치



[ 김채연/이미아 기자 ]
“투숙객이 아니면 당장 나가주세요.”

미·북 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10일. 김정은의 숙소인 세인트레지스호텔 입구는 물론 주변 도로까지 통제됐다. 김정은이 지나간 호텔 앞 아치형 진입로 외엔 호텔로 들어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날 오후 김정은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뒤 창이국제공항부터 세인트레지스호텔로 가는 도로는 전면 통제됐다.

맞은편 인도까지 통제한 김정은 숙소

세인트레지스호텔은 지난 9일부터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했다. 10일부터는 차량 진입조차 통제했다. 무장 경찰 상당수가 호텔 로비와 주변을 지켰다. 싱가포르 당국은 호텔 정면과 차량 통행로는 물론 차도 안쪽의 인도까지도 통제구역으로 정했다. 이 구역에서 취재진의 촬영을 제지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호텔 로비에선 ‘방탄 경호단’으로 불리는 김정은의 경호원들도 눈에 띄었다.

호텔 정문에선 엑스레이 검색대로 방문객들의 소지품도 일일이 확인했다. 정문엔 세로 약 4m, 가로 40∼50m의 대형 가림막이 설치됐다. 정문 주변에 약 2m 크기의 화분 수십 개를 두 줄로 줄세워 외부에서 호텔 내부를 볼 수 없도록 했다. 호텔 인근에는 폐쇄회로TV(CCTV) 10여 개가 추가로 설치됐다.

호텔로 들어서는 진입로 역시 편도 4차로 정중앙에 주황색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접근을 제한했다. 지하주차장 진입로엔 차량 출입을 차단하는 시설을 설치했다. 호텔 옆 도로에도 10m 길이의 콘크리트 블록을 4차선 도로 중앙에 설치해 통행을 차단하고 있었다. 맞은편 인도에도 수십m 길이로 펜스를 둘러쳐 행인들이 호텔 쪽을 볼 수 없도록 했다. 이 호텔 직원은 “13일까지는 투숙객이더라도 보안 검색을 무조건 거치게 되며 관계자 외에는 호텔 출입이 통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개관한 6성급인 이 호텔은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당시 대만 총통의 ‘양안 회담’ 당시 시 주석의 숙소로 사용되며 유명해졌다. 호텔 로비에는 도자기, 동양화 등이 곳곳에 있어 동양적인 미를 느낄 수 있었다. 김정은은 20층 꼭대기층에 있는 최고급 객실인 프레지덴셜 스위트에 묵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 9일 오후 6시께 플러턴호텔을 떠났다가 오후 10시40분쯤 다시 세인트레지스호텔에 들어서는 모습이 목격됐다. 플러턴호텔은 김창선이 지난달 29일 의전, 경호와 관련해 미·북 실무 회담차 싱가포르에 방문했을 당시 묵었던 곳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 북한 선발대가 전날 싱가포르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숙소는 확인되지 않았다. 플러턴호텔에는 미·북 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싱가포르 국기, 성조기, 인공기, 태극기, 중국 국기가 함께 걸려 있었다. 플러턴호텔은 출입을 통제하거나 보안조치가 평소보다 강화되지는 않았다.

샹그릴라호텔도 일반인 접근 차단

트럼프 대통령이 묵는 샹그릴라호텔도 이날 오전 입구에 성조기를 게양하면서 본격적인 보안태세에 들어갔다. 세인트레지스호텔까지 불과 57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이곳은 트럼프 대통령 도착시간이 임박해지자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주변도로의 차량통행을 전면 금지하는 등 경계가 삼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묵는 밸리윙 현관 로비에는 세인트레지스호텔에 설치된 것과 동일한 형태의 대형 가림막이 설치됐다. 10일엔 일반인들이 묵는 타워윙에서 밸리윙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보안검색대가 새롭게 설치됐다. 호텔 로비 맞은편에는 차량 검문검색을 위한 아치형의 대형 구조물이 설치됐다. 호텔 측은 “10일부터 모든 차량에 대해 보안 검색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샹그릴라호텔에는 미국 대사관 직원, 취재진 상당수가 이미 며칠 전부터 묵고 있었다.

호텔 뒤쪽으로 연결되는 도로 주변은 경비가 더욱 강화됐다. 14일까지 차량 검문을 예고하고, 허가되지 않은 차량의 출입을 제한하는 내용의 표지판이 걸려 있었다. 싱가포르 정부가 세인트레지스호텔 주변과 이 구역 일대를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한 뒤 도로 곳곳이 막히면서 정체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회담이 열리는 카펠라호텔은 외부인의 출입이 완전히 통제됐다. 경비 직원들은 호텔 진입로를 지키며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은 일절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다. 세인트레지스호텔과 샹그릴라호텔은 12일 회담 당일에도 객실 예약을 받았지만 카펠라호텔은 예약도 불가했다. 카펠라호텔은 두 정상이 묵는 숙소로부터 차량으로 20분 거리에 있다.

카펠라호텔 진입로 두 곳에도 차량 검문검색을 위한 아치형의 대형 구조물이 설치돼 있었다. 카펠라호텔이 있는 센토사섬까지 연결된 2개의 진입 도로는 회담 당일 통제될 것이라고 현지 당국자는 전했다.

싱가포르=김채연/이미아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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