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CG에 공포영화 요소도… 역시 '공룡 아이콘'

입력 2018-06-11 17:22   수정 2018-09-09 00:03

개봉 5일 만에 322만명 찾은 '쥬라기 월드2'

가족·40대·남성 관객에 큰 인기
압도적 비주얼·스릴 넘치는 전개

공룡 골격에 근육과 피부 입혀
상체모형을 3D 프린터로 제작

과학의 긍정적인 역할과 함께
인간·공룡의 공존 가능성 제시



[ 유재혁 기자 ]
“이 영화, 볼 때만큼은 집중력이 향상되네요.” “와우, 와우, 소리지르면서 봤습니다.” “어릴 때 ‘쥬라기 공원’을 주먹 꼭 쥐고 봤던 느낌 그대로!!” “애들이 너무 시끄러운 게 아쉽네요. 부모들이 통제를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하 쥬라기 월드2)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 영화는 관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며 개봉 5일 만에 300만 명을 돌파했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세계 처음 한국에서 개봉한 ‘쥬라기 월드2’는 10일까지 관객 수 322만 명을 기록했다. 앞으로 북미시장에서 개봉한다면 역대 세계 흥행 5위인 ‘쥬라기 월드’의 16억달러 기록을 경신할 수도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흥행 비결은 압도적인 비주얼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가족관객들을 대거 불러모은 데 있다. CJ CGV 리서치센터는 상영 기간 관람객 분포를 조사해보니 40대와 남성 관람객, 3인 이상 동반 관람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쥬라기 월드2’의 40대 비중은 35.7%로 전체 영화 32.6%보다 3.1%포인트 높았다. 남성 비중은 43.1%로 전체 평균(42.2%)을 앞섰고, 3인 이상 비중은 39.5%로 동 기간 전체 34.9%를 크게 웃돌았다. 40대 가장들이 어린 자녀들과 많이 봤다는 얘기다.

이 영화는 화산 폭발로 멸종 위기에 처한 공룡을 탈출시키는 과정에서 탐욕과 음모의 드라마를 보여준다. 공포영화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 등에서 뛰어난 테크닉을 과시해 ‘제2의 스티븐 스필버그’란 칭호를 얻은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이 단순 액션물이 아니라 공포 영화적인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화산 폭발로 섬을 불태우는 용암에 쫓겨 극적으로 탈출하거나 악당 공룡 인도미누스 랩터와 숨바꼭질하는 모습 등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반면 착한 공룡 블루와 조련사 간 교감 장면은 위안을 제공한다. 묵직한 메시지까지 던져준다. 그간 과학 발전의 부작용에 대한 경고가 주제였다면, 이번에는 과학의 긍정적인 역할과 함께 인간과 공룡의 공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런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은 것은 특수시각효과 업체인 ILM이 공룡 피부 비늘까지 생생하게 구현한 덕분이다. 사실적인 비주얼을 위해 고생물학자의 자문으로 공룡 골격에 근육과 피부를 더한 상체 모형을 3D(입체) 프린터로 특수 제작해 촬영했다.

공룡은 세대를 초월한 ‘흥행 아이콘’이란 속성도 작용했다. 1993년 ‘쥬라기 공원’ 이후 25년간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공룡 관련 상품들이 끊임없이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사전지식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스타워즈’ 시리즈와 달리 ‘쥬라기 월드’는 처음 보는 관객들도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 구조를 지녔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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