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의 고민인 ‘빈집’문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장기간 거주자의 손길을 경험하지 못한 빈집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주로 대도시보다는 대도시 주변 신도시나 지방에서 주로 문제가 됐지만 이제 도쿄 등 수도권에서도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문제로 부각됐다는 설명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국토 교통성이 발표한 2018년판 수도권 백서에서 장기간 거주자가 없는 빈집이 수도권에만 74만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에선 별장이나 임대·판매 목적이 아님에도 3개월 이상 비어있는 집을 ‘빈집’으로 정의하는데 그 숫자가 최근 10년간 43%나 증가했습니다.
현재 일본 전역에서 318만 채가 빈집이고 수도권이 전체의 20%를 차지한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도심에서 30㎞이상 떨어진 외곽에서 공동화 현상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10년간 도쿄에서 빈집은 8% 증가했고, 가나가와현·사이타마현·치바현 등 도쿄 인근 3개현에선 51%나 증가했습니다. 간토북부 3개현과 야마나시현 등에선 64%나 빈집수가 늘었습니다.
문제는 점점 도심 지역으로까지 빈집 확산 현상이 번지는 점이 확인된 것입니다. 도시가 조금씩 기능을 상실하는 ‘스폰지화’의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일본에선 2030년대가 되면 빈집이 현재 주택의 30%가량이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 바 있습니다.
일본 지자체들은 대책 마련으로 분주합니다. 가나가와현에 있는 에비나시는 빈집 임대나 매각을 성사시키는 부동산 업자에게 포상금을 주는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사이타마현 혼조시에서도 소유자가 빈집을 철거하면 활용 방법을 찾을 때까지 5년간 시가 간이공원으로 관리하고 재산세를 면제하는 제도를 시작했습니다.
일본 못지않게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 중인 한국도 지방 소도시 등을 중심으로 빈집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일본 지자체의 빈집 대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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