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자신감 엿볼 수 있는 3가지 장면

입력 2018-06-12 14:27   수정 2018-06-12 14:27



(조미현 정치부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김정은은 미국 정상 앞에서 자신감 넘치는 30대 젊은 지도자의 모습을 과시했습니다. 이는 자존심이 세고 조심성 많았던 아버지 김정일과 다른 모습입니다. 김정은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3가지 장면을 꼽아봤습니다.

①중국 비행기 타고 온 김정은

미·북 정상회담 전 김정은이 어떤 비행기를 타고 싱가포르로 향할지 관심이었습니다. 김정은이 보유한 전용기 참매 1호는 비행거리가 1만㎞에 달하지만 1995년 단종된 노후 기종입니다. 때문에 비행 중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김정은이 싱가포르에 타고 올 가능성이 적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김정은이 탄 비행기는 중국 최고위급 인사가 이용하는 중국국제항공 항공기였습니다. 미국 본토에 핵 미사일을 쏠 수 있다고 위협해 온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다른 나라 전용기를 빌려 탄 것은 어떻게 보면 자존심이 상하는 문제인데요. 김정은은 그럼에도 중국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자존심보다 안전을 택하는 게 당연한 선택이지만, 역으로 김정은의 실리적이고 자신감 있는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②시티 투어도 자신감의 발로

김정은은 지난 10일 싱가포르에 도착하고 숙소인 세인트레지스 호텔 밖을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아무리 경호가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지만, 암살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김정일은 집권 내내 암살 두려움에 떨었다고 합니다. 지난 2004년 발생한 용천역 폭발 사고는 김정일 암살을 위해 기획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정은은 그러나 이날 밤 9시께(현지시간)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이수용 당 부위원장, 이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과 함께 시티투어에 나섰습니다. 김정은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에 있는 식물원 가든스 바이 더 웨이, 마리나베이센즈 호텔 전망대, 머라이언 파크 등 싱가포르 명소를 둘러봤습니다. 김정은은 싱가포르 시민과 관광객을 보고 손을 흔드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③트럼프의 팔을 툭 치기도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회담장소인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 도착한 김정은은 상기된 얼굴이었습니다. 무표정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눌 때만 해도 긴장한 표정이었는데요. 시간이 흐르자 얼굴에서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단독회담을 시작하기 전 통역을 통해 인사를 나눌 때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왼쪽 팔을 오른손으로 툭 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의 이같은 행동은 자신감과 자연스러움이 묻어났습니다. (끝) /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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