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특급호텔서 외국인이 사라졌다

입력 2018-06-12 17:15   수정 2018-06-14 11:20

가족 단위 내국인 '북적'

콘래드, 주말 내국인이 80%
웨스틴조선 투숙 1위 한국인
3년 전만 해도 미국인 '큰손'

"비싸도 하루이틀 여유 있게"
직장인 여성·커플에도 인기
SNS에 인증 문화도 한몫



[ 안재광 기자 ] 서울 장충동에 있는 신라호텔은 야외 수영장 ‘어번 아일랜드’를 지난 3월 말 열었다. 추위가 채 가시지 않았을 때였다. 수영장에 뜨거운 물을 붓고 열선을 깔아 한기를 없앴다. 이렇게까지 한 것은 수영장을 찾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야외 수영장 입장권이 포함된 숙박 패키지 판매는 전년 대비 60%나 늘었다. 이 패키지 이용객 대부분이 내국인이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내국인 투숙객이 작년에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며 “여름 휴가철에는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주말엔 내국인 투숙객 ‘북적’

외국인 비즈니스 고객 위주였던 서울 시내 호텔이 내국인으로 채워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은 요즘 주말과 연휴에 외국인을 찾기 힘들다. 내국인 비중이 70~80%에 이른다. 현예슬 콘래드 서울 PR팀장은 “외국인 투숙객이 많은 평일을 합쳐도 40%는 내국인”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내국인 비중은 20% 이하였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이 올 들어 5월까지 국적별로 투숙객을 분석했더니 한국인이 21.3%로 1위를 차지했다. 2015년까지만 해도 이 호텔의 최대 ‘큰손’은 미국인이었다. 미국계 호텔 체인 스타우드의 ‘웨스틴’ 브랜드와 예약 네트워크를 쓰고 있어서다. 이들 대부분은 비즈니스 고객이었다. 2016년 처음으로 내국인 비중이 미국인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고, 지난해엔 내국인 비중이 24.8%까지 상승했다.

장민진 웨스틴조선호텔 과장은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 되면 내국인 비중이 더 높아질 것”이라며 “올 연말까지 내국인 비중이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밀레니엄힐튼호텔도 비슷하다. 5년 전 5% 미만이던 내국인이 작년 기준 20%를 넘었다.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또한 2015년 문을 열었던 시점에 비해 현재 내국인 투숙객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가족 여행객·싱글 여성 많이 찾아

과거 서울 시내 호텔을 찾는 내국인은 대기업 임원, 부유층 등 일부에 국한됐다. “요즘은 평범한 직장인이 더 많다”는 게 호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비싼 돈을 부담해도 하루 이틀 여유 있게 지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윤소이 포시즌스호텔 홍보팀장은 “미취학 자녀가 있는 가족 고객, 미혼 직장인 여성, 젊은 커플 등 과거 서울 시내 호텔을 잘 이용하지 않았던 사람이 특히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내국인의 특급호텔 이용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좋은 곳에서 자고, 먹고, 노는 장면을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리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서다. 호텔이 많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패키지 상품이 다양해진 것도 내국인 투숙객이 증가한 이유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했다는 얘기다.

한국호텔협회에 따르면 작년에만 서울에 호텔 51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이 뚝 끊긴 상황에서 호텔들은 대안으로 내국인을 잡기 위한 대대적 마케팅에 나섰다. 가격을 확 떨어뜨린 ‘핫딜’, ‘슈퍼딜’ 등의 행사를 수시로 했다. 이달에도 현대카드는 서울, 부산의 5성급 호텔과 손잡고 40%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호텔업계에선 국내 호텔도 수년 내에 일본처럼 내국인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곽용덕 밀레니엄서울힐튼 차장은 “외국인 비즈니스 고객은 주로 주중에 묵고 내국인은 주말과 연휴를 선호한다”며 “내국인 고객이 늘어나는 게 호텔업계에도 이득”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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