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 약속… 철저히 검증할 것"

입력 2018-06-12 20:20   수정 2018-09-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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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세기의 담판
트럼프 기자회견 일문일답

합의문에 CVID 왜 없나
시간이 없어 명기 못했지만 실무 협상에선 이미 합의

향후 미·북 정상 만남은
적절한 시기에 평양 방문…김정은도 백악관 초청할 것

미·북 수교는 어떻게
현재로선 시기상조…北 인권 문제도 짧게 거론

평화 협정 체결은
韓·中과 함께 논의 희망…文대통령에 협상 관여 부탁

비핵화 의지 믿을 수 있나
北이 합의하길 바란다고…본능적으로 느꼈다



[ 이미아/강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평화협정 서명에 한국과 중국이 함께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북 수교에 대해선 “시기상조며 적절한 시기에 양측 관계를 좀 더 진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합의문 내용을 보충 설명하고 김정은에 대한 개인적 인상까지 다양한 내용을 이야기했다.

▶김정은은 특별한가.

“재능이 많다. 26세에 위원장이 됐고, 국가를 지도해왔다. 나이스하게 해오진 않았지만 10만 명 중에 한 명이라도 그렇게 할 수 없다.”

▶공동합의문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왜 포함되지 않았나.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절차는 분명히 진행될 것이다. 지금 북한이 핵시설을 폐쇄하고 있다. 이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 고위 관료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고 그 결과로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것이다. 이 문제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싱가포르에 오기 전 이미 다 합의했다. 더 이상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양측 관계를 새롭게 수립하자고 했다. 또 체제 보장에 대해서 대화를 나눴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문구를 포함시켰다. 비핵화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대북 제재는 어떻게 되나.

“당분간 유지하겠다. 비핵화가 진행돼 더 이상 위협이 없을 때 풀 것이다. 핵을 제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다고 다짐했다. 이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협상한다고 하면 협상한다고 믿어야 한다. 협상하겠다고 왔을 때의 모습을 보면 진정성 있게 임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난 본능적으로 김정은이 비핵화에 합의하길 바란다고 느꼈다. 중국도 그렇게 하겠다고 생각했다. 중국은 가까운 나라에서 핵무기를 보유하길 원치 않는다. 북한에선 모든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핵실험장을 폐기하기로 했다. 미사일 엔진 시험장은 해당 지역에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곳이 어딘지 안다.”

▶김정은이 대통령에게 어떻게 말했나. 그동안의 북한 역사를 비춰볼 때 또다시 속이지 않으리란 확신이 있는지.

“김정은이 이에 대해 먼저 말을 꺼냈다. 많은 걸 이룬 적이 없었다고 했다. 비핵화를 이룰 것이란 확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나보다 훨씬 더 비핵화 목표를 이루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번 합의문은 아주 많은 내용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 김정은이 비핵화 방안을 이행할 것이라고 믿는다. 싱가포르에 도착하자마자 비핵화 프로세스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분명히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믿는다. 이번엔 뭔가 이룰 것이란 신념이 있다고 본다.”

▶평양을 방문할 예정인가.

“그렇다. 적절한 시기에 평양을 방문하고 김정은을 백악관에 초청할 것이다. 김정은도 수락했다. 매우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다. 적절한 시기에 양측 관계를 좀 더 진전하자고 얘기했다.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합의문에 포함이 안 된 게 있다. 시간이 부족했다. 수교는 시기상조다.”

▶북한 인권 문제에 김정은이 어떻게 대처하리라 보나.

“비핵화보다는 짧게 언급했지만 그래도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했다. 김정은은 뭔가 올바른 일을 하고 싶어한다. 똑똑하고 훌륭한 협상가다. 과거엔 달랐다. 이런 대화가 없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수십억달러가 투자됐지만 핵 프로그램은 계속됐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북한의 미래에 대해 묻고 싶다. ‘김정은이 인민의 번영을 꿈꾼다’고 했다. 관련해서 구체적 모델을 제시했나.

“좀 더 작은 비전으로 하는 게 어떨까 하고 말했다. ‘인민’이 뭘 원하는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관한 비전을 이야기했다. 북한엔 훌륭한 해변이 있다. 거기에 콘도나 호텔을 지을 수도 있다.”

▶평화협정 서명에는 한국, 중국과도 함께할 것인가.

“당사국들이 참여하면 좋겠다. 그 여부를 떠나 한국과 중국도 논의에 함께하길 희망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

“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알리고 최종 협상에 관여해 달라고 부탁할 것이다. 그는 내 친구다. 아주 자세한 내용의 문서를 보냈다. 조만간 통화할 것이다.”

▶일본인 납치 문제도 말했나.

“비핵화 의제 외에 납치자 문제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는 걸 잘 안다. 앞으로도 다룰 것이다. 실마리가 있을 것이다.”

▶대북 대사 파견은.

“그 얘기를 하긴 이른 것 같다.”

▶북한이 주는 건 뭔가.

“7개월 동안 미사일이 발사되지 않았다. 핵실험도 없었다. 핵폭발도 없었다. 미사일 공간을 해체했다. 우리 합의문에 포함된 내용이다. 모든 핵실험장을 폐기하기로 했다.”

▶특별 제작 영상을 틀었다.

“회의 말미에 김 위원장에게 보여줬다. 좋아했다. 북측 대표단이 같이 봤는데 굉장히 감명 깊게 본 것 같다. 이게 미래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보여준 거다.”

(5분짜리 영상은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 미국이 특별히 제작했다. 북한의 경제적 번영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상은 ‘새로운 세계가 오늘 시작될 수 있습니다’는 내레이션으로 끝났다.)

▶김정은과 얘기할 때 아니다 싶으면 1분 안에 박차고 나가겠다고 했다.

“1초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처음부터 잘 지냈다. 수개월 다져온 게 있다. 북한도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면서 결심했다. 북한이 참가하면서 개회식 표가 잘 팔리고 성공한 대회가 됐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몇 개의 핵이 있다고 하던가. 반납 생각이 있던가.

“꽤 상당한 양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면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 빠르게 진전될 것이라고 믿는다.”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가.

“이행할 거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일을 안 할 것이다.”

싱가포르=이미아/강경민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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