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역사적인 '세기의 담판'을 마쳤다.
두 정상은 이날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만나 단독정상회담을 가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향후 적극적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최대한 빠르게 실행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핵 문제는 상당히 복잡한 문제다. 핵을 없애자고 해서 바로 없어지는 게 아니라 시간이 걸린다”고 다소 유보적인 언급도 함께 내놨다.
만남 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 어떤 악수를 건넬지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는 미국에서조차 악명이 높을 정도로 기선 제압의 용도로 사용돼 왔기 때문이다.
정상들의 악수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상대국과의 우호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가 되기도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외교는 악명 높아왔다.
오늘 역사적인 두 정상의 만남에서 12초 간의 악수로 시작됐다. 뒤에 서 있는 성조기와 인공기 갯수도 공교롭게 12개였다.
두 정상은 서로를 향해 마주보며 걸어왔고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면서 두 정상의 역사적인 악수가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왼손으로 김정은의 팔을 가볍게 두드리는 친밀감을 보였고 손을 당기거가 세게 움켜잡는 모습도 없었다. 그렇게 두 정상은 무난하고 외교적으로 결례가 없는 악수를 선보이며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합의문 서명 후 악수는 조금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손을 잡아 악수하고 자신의 가슴 쪽으로 확 잡아당기며 '당기기 악수'를 선보였다.
지난해 2월 미·일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아베 총리의 손을 강하게 쥐고 19초 동안 악수를 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힘겨운 악수를 마치고 고개를 돌리며 당황하는 아베 총리의 표정이 화제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6월 첫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가는 전용기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어떻게 악수하느냐를 세계와 한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는 점을 의식하지 않겠느냐. 정상 간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는 악수 장면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두 정상이 실제로 만났을 때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가 내렸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문 대통령의 오른쪽 팔꿈치를 감싸면서 자연스럽게 포옹을 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를 출국하기 전 "조만간 평양에 갈 것이다.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며 "또한 김 위원장을 적절한 때에 백악관으로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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