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현 창성건설 대표 "최소 4~5명 계속 지원… 패럴림픽 때 높은 관심 이어졌으면"

입력 2018-06-13 17:50   수정 2018-06-22 17:19

장애인선수 후원 지속하는 평창패럴림픽 선수단장 배동현 창성건설 대표

국내 첫 장애인스키 실업팀 창단
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 회장도 맡아

"신의현 선수 '첫 金' 감동 생생
최대한 오래 선수들 돕고 싶어"



[ 조희찬/강은구 기자 ] 장애인노르딕스키 국가대표 신의현 선수(38·창성건설)가 한국에 첫 동계 패럴림픽 금메달을 선물한 지 약 석 달이 지났다. 당시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선수단장이자 ‘응원단장’으로 현장에 있었던 배동현 창성건설 대표(사진)는 그때 느꼈던 가슴 벅찬 감동을 아직도 지니고 산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삼겹살 식당에서 만난 배 대표는 대뜸 신의현 선수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는 “신의현 선수가 가끔 가족과 함께 회사로 놀러온다”며 “제가 회사에 없어도 휴게실에서 몇 시간씩 놀다간다”라고 말했다.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 회장직을 맡고 있는 배 대표는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진 지금도 장애인 선수의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2015년 8월 국내 첫 장애인 노르딕스키 실업팀을 창설했다. 원년 멤버였던 최보규와 이정민 선수는 평창패럴림픽이 끝난 뒤 교사 등 다른 꿈을 찾아 떠났다. 배 대표는 “최소 4~5명의 장애인 선수를 후원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근 장애인노르딕스키 국가대표 원유민 선수를 영입했다. 후원이 필요한 다른 장애인 선수들과의 계약도 앞두고 있다고 했다.

장애인 선수 지원에 대한 배 대표의 ‘진심’은 평창 패럴림픽 기간에 많은 이들이 확인했다. 그는 선수가 메달을 따도 울고, 따지 못해도 울었다. 해단식에선 울먹이며 선수단에 큰 절을 했다. 그는 “원래 성격이 감성적”이라고 애써 둘러댔다.

배 대표는 실업팀 창단 당시 높은 관심에 “무척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창단식이 열리는 호텔 엘리베이터에 기자들이 꽉 차 있었죠. 처음에는 호텔에 다른 큰 행사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덜컥 겁이 났고 실업팀 창단이 이슈가 되면서 제 의도와는 다르게 비쳐질까봐 두렵기도 했습니다. 사실 우리 회사엔 홍보팀도 없고, 홍보가 필요한 회사도 아니거든요.”

배 대표가 평창패럴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내건 거액의 포상금도 화제가 됐다. 그는 단체 종목 금메달엔 3억원(은 2억원, 동 1억원), 개인 종목 금메달에는 1억원(은 5000만원, 동 3000만원)을 약속했다. “돈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지만 땀 흘리며 고생한 선수들에게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죠. 이 정도의 ‘임팩트’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배 대표는 대회 종료 이틀 후 약속한 포상금을 선수 계좌로 입금했다.

배 대표는 2014년 말 창성건설의 경영을 맡았다. “회사를 맡고 나서 처음 지은 오피스텔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런데 인지도가 높은 회사가 아니라서 그런지 서울 시내임에도 분양이 되질 않았죠. 우리가 지었다는 것을 최대한 숨겨야 할 정도였죠.”

배 대표는 “열심히 노력한 결과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을 3000억원대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지식산업센터 수주 건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장애인 선수 후원을 잊지 않고 챙기고 있다. 배 대표는 “어릴 적엔 사업가인 아버지가 너무나도 크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항상 주변 사람을 챙기던 어머니의 역할도 크게 느껴진다”며 “아내도 저를 자랑스러워 해 여러모로 뿌듯하다”고 했다. “최대한 오래 선수들을 돕고 싶다”는 그는 “계속해서 장애인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글=조희찬 기자/사진=강은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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