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가 사전 약속 안지켜 언짢았다"
"수양 부족하다. 같이 본 분들께 죄송"
6.13 지방선거에서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를 따돌리고 경기도지사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자신의 당선 축하 인터뷰가 도마 위에 오르자 "좀 지나쳤다"고 직접 해명했다.
이 당선인은 14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인터뷰 보고 실망하신 분 많으시냐.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굳이 변명하자면, 사실 언론사들과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를 하자'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단 한 군데도 예외 없이 다 과거 얘기, 근거 없는 얘기를 해서 좀 언짢았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앞서 13일 밤 선거캠프에서 개표를 지켜보던 이재명 당선인은 수많은 언론사와 인터뷰를 했으며 마지막으로 MBC와 인터뷰 도중 "선거 막판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셨다. 앞으로 도지사가 되시면…"이라고 질문을 하는 순간 돌연 "감사합니다. 저희가 잘 안 들리는데요, 앞으로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끼고 있던 인이어를 일방적으로 제거하고 생방송을 중단시켰다.
질문했던 김수진 기자는 당황하며 "앞으로…"라고 말을 이어가려다 돌발상황에 머쓱해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당선인은 이 질문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거졌던 형수 욕설 구설수와 배우 김부선과의 '스캔들 의혹'에 대한 질문임을 감지하고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 한 것.
이 당선인은 여러 매체에서 비슷한 스캔들 관련 질문을 하자 대변인에게 "인터뷰하다 딴 얘기하면 끊어버리겠다"고 경고했으며 이런 발언은 현실로 이어졌다.
이 당선인은 해명 방송에서 "(스캔들 질문) 절대 안하겠다고 하고 또 그러고,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하고, 제 부족함이다. 같이 보신 분들에게 미안하다. 앞으로 이런 걸 수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언론에 해선 안될 과한 행동을 했는데 고립감이 들어서 그랬다"면서 "심리적으로 전쟁터에 와 있는 기분인데 (개표가 진행되고 당선이 확실시 됐지만) 그 전쟁이 끝난것 같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례적으로 당선 축하와 형식적인 향후 목표가 오가던 당선 소감 인터뷰에서 이처럼 날선 당선인의 모습이 보인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기분 나쁜 인터뷰 내용에 화가 나는 건 당연하겠지만, 좀 더 유연하게 대처를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앞으로 경기도를 잘 운영해 주기 바란다 (yoon****)", "대통령께 조금이나마 힘이 돼 드리고, 야당이 싫어서 이재명에게 투표했다. 앞으로 한치의 오점도 없이 도지사 잘 해달라 (berr****)", "당선이 됐더라도 의혹은 의혹대로 풀어야 한다 (kchu**** )", "방송 카메라 있는대서도 저러면 없는대서는 어떨까 상상도 안 간다 (ljyo****)"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