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부담 원칙…韓 100억 포함
年 투입비용 700억~800억 추산
[ 오춘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 의사를 밝히면서 그 배경으로 과도한 비용 문제를 꼽았다. 그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엄청난 돈을 군사훈련에 쓰고 있다”며 “한국도 부담하지만 일부분이며 괌에서 한국까지 와서 폭격 연습하고 가는 데 큰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당국에 따르면 연합훈련 비용은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최근 5년을 기준으로 연합훈련에 투입된 비용은 연간 700억~800억원가량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합훈련에 소요되는 비용은 자국 부담이 원칙이다. 장비 전체 예산 중 미국 전략무기 동원에 소요되는 비용이 거의 80% 이상에 달한다고 보면 된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연합훈련에 참여하는 한국군이 내는 비용은 기본적인 항목에 기름값, 수리부속비 등을 합쳐 연간 100억원에 약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비용 700억~800억원 가운데 미군은 600억~700억원을 내는 셈이다.
미국 CBS 방송이 14일 괌 주둔 전투기 비행의 비용을 계산한 내역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전투 폭격기 비행 비용을 1시간 단위로 추산하면 B-1B(랜서) 전략폭격기는 9만5758달러(약 1억371만원), B-2A(스피릿) 스텔스 폭격기는 12만2311달러(약 1억3247만원), B-52H 장거리 폭격기는 4만8880달러(약 5296만원) 정도다. 이 비용에는 인건비와 운영비, 유지 보수비와 지원비, 시스템 개선비 등이 포함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괌에서 한반도까지 이들 세 종류의 폭격기가 편대를 이뤄 13시간 순회 비행한다고 가정하면 모두 합쳐 347만337달러(약 37억6030만원)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CBS는 추정했다. 미국 2019년 국방회계예산 6811억달러(약 738조1000억원)의 0.0005% 수준이다. CBS는 괌 출격 훈련이 취소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비용이 절약될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항공모함은 1회 출동 시 100억원 안팎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모 1척당 연간 유지비도 3000억원이 넘는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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