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장거리 점유율 '뚝뚝'

입력 2018-06-14 18:59  

LCC에 치이고…
저비용항공, 괌·사이판 공략에
오세아니아 노선도 점유율 하락

외항사에 밀리고…
저렴한 가격 내세운 중동항공사
한국 운항 편수 늘리며 '급성장'



[ 박상용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항공사(FSC)의 장거리 노선 점유율이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3년 새 65.9%에서 61.7%로 떨어졌다. ‘저렴한 비용’을 앞세운 저비용항공사(LCC)와 외국 항공사들이 공격적으로 장거리 노선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오세아니아 노선 점유율 ‘뚝’

14일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장거리 노선 승객은 약 1333만 명으로 2015년(약 1100만5000명)보다 21.1%가량 증가했다. 장거리 노선에는 미주, 유럽, 독립국가연합(CIS), 오세아니아로 가는 항로가 포함된다. 승객은 늘었지만 국내 FSC의 점유율은 감소했다. 지난해 FSC의 장거리 노선 여객 점유율은 61.7%로 2015년(65.9%)보다 4.2%포인트 줄었다.

FSC의 노선 점유율이 크게 낮아진 지역은 호주, 뉴질랜드, 괌, 호놀룰루 등을 비롯한 오세아니아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오세아니아 지역 점유율은 55.5%로 2015년(65.5%)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아시아나항공 점유율은 15.3%에서 13%로, 대한항공은 50.2%에서 42.6%로 떨어졌다.

지난 3년간 오세아니아 지역을 오가는 항공기의 공급석은 288만3000석에서 365만8000석으로 77만5000석 늘었다. LCC는 이 중 약 76%(약 59만 석)를, FSC는 23.8%(약 18만5000석)를 확보했다.

◆중동 항공사의 진출도 활발

유럽·CIS 노선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3년간 국내 FSC의 점유율은 54.5%에서 53%로 하락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동 항공사(에미레이트항공, 에티하드항공, 카타르항공)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2013년 연간 2493편이었던 중동 항공사의 한국 운항 편수는 지난해 2747편으로 늘었다.

중동 항공사의 가장 큰 무기는 저렴한 가격이다. 이날 항공권 검색 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에서 오는 9월 초 인천~런던 왕복 노선 가격을 검색해보니 중동 항공사의 항공권은 약 120만~130만원대였지만 국내 FSC는 150만원을 웃돌았다. 직항인 국내 FSC와 달리 중동 항공사는 아부다비나 도하를 경유해야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가격 차이가 작지 않다는 설명이다.

미주 노선에 대한 FSC의 점유율도 지난 3년간 77%에서 74.5%로 소폭 감소했다. 여기에 중·장거리를 집중 공략하는 신규 사업자도 나타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7월 법인 등록을 마친 프레미아항공은 기존 FSC보다 넓은 좌석을 갖춘 비행기로 유럽, 미국 등 장거리 노선을 저렴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이 항공사는 다음달 이후 국토교통부에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할 예정이다.

국내 FSC도 대응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장거리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조인트벤처는 모든 좌석을 공동 판매하고 운영 수익도 나누는 제휴다. 지난달 조인트벤처 시행 이후 대한항공의 미주 내 공동 노선은 164개에서 370여 개로 늘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장거리 전문 항공사’로 탈바꿈한다는 전략이다. A380, A350 등 최첨단 기종을 투입해 21대인 장거리 항공기를 2022년까지 32대로 늘릴 계획이다. 같은 기간 장거리 노선도 14개에서 19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의 중간 단계인 ‘이코노미 플러스’ 좌석을 늘려 고객 유치에 나선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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