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10년 방랑' 접게 해준 '착한 에센스'

입력 2018-06-14 19:08  

지갑 털어주는 기자

마녀공장 '비피다락토 콤플렉스 에센스'



[ 이유정 기자 ] 20대에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유명 브랜드 화장품을 사 모으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면세품인 데다 추가 할인까지 받으니 사면 살수록 이익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죠. 샤넬 랑콤 에스티로더 SK2 등을 모조리 사서 화장대에 전시해 놓고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화장대는 화려해졌지만 사실 피부에는 그다지 도움이 안 됐습니다. 외국 브랜드인 데다 40대 이상 연령대에 필요한 ‘독한 성분’이 많던 탓에 동양인 피부엔 맞지 않는 것 같았거든요. 일부 효과를 본 제품도 있었지만 꾸준히 사용하지 않다 보니 효과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30대가 됐기 때문일까요. 여러 브랜드를 바꿔가며 사용하는 ‘화장품 유목민’ 생활을 너무 오래 지속해서 그럴까요. 최근 피부가 급격하게 민감해졌습니다. 폼클렌징 하나만 잘못 써도 얼굴이 붉어지고 두드러기가 나고, 좋다는 브랜드 제품을 써도 가렵고 따가워서 견디기 힘들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이젠 정착하고 싶다”란 생각을 하게 해준 브랜드를 만났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유명해진 신생 화장품업체 ‘마녀공장’의 비피다락토 콤플렉스 에센스(50mL, 3만5000원·사진)입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명 ‘갈색병 저렴이’로 불리는 제품입니다. ‘갈색병’은 에스티로더의 스테디셀러 에센스 ‘어드밴스드나이트리페어’의 애칭이죠.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동안 저렴이 타이틀을 달고 유명해진 로드숍 제품들에 적잖은 실망을 했거든요.

이 제품은 갈색병을 정밀 분석해 관련 성분들을 충실히 넣었다고 하는데요. 피부에 좋은 유산균 성분인 비피다락토 콤플렉스 등 자연 유래 성분이 전체의 98%를 차지해 피부 장벽을 강화해주고 미백과 주름개선 등에 도움을 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착한 성분’을 내세우는 만큼 트러블이나 자극이 없을 것으로 믿고 구입해 봤습니다. 마녀공장은 ‘좋은 성분은 피부를 속이지 않는다’는 슬로건을 내걸 만큼 자연과 천연에 집중합니다. 방부 성분도 천연만 쓰다 보니 에센스의 사용기한은 개봉 후 6개월로 일반 화장품의 절반 수준입니다.

결과는 만족. 우선 에센스를 바꿀 때마다 큰 고민이었던 트러블이나 자극이 전혀 없었습니다. 회사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얼굴이 환해지고 피부결이 정돈되는 효과도 느껴졌습니다. 주름개선 효과 같은 건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보니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요.

SNS 유저들의 긍정적인 사용후기, 웬만한 에센스에는 적응하지 못하던 제 피부의 안정된 반응, ‘좋은 성분에 집중하고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췄다’는 회사의 일관된 설명에 믿음이 갑니다. 이 에센스를 다 쓸 때쯤엔 10년이나 이어온 화장품 유목민 생활을 접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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