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 대출금리 인상 자제 '경고'…"가계 부담 크다"

입력 2018-06-15 10:07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이 15일 금융회사에 대출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는 경고 신호를 보냈다. 가계·중소기업 등 경제 주체의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금융회사가 고통 분담을 해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윤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금융시장 전문가와의 조찬 간담회에서 "향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우리 금융 부문에서도 금리 상승, 시장 변동성 증가 등에 따라 증폭할 수 있는 주요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이어 "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가계, 중소기업 등도 결국 우리 금융을 떠받치는 축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금융회사 스스로 수준 높은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발휘해 보다 많은 위험을 적극 부담함으로써 이들과 고통을 함께 하며 위험을 관리·극복한다면 금융 부문이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스스로 발전하고 우리 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전날 기준금리를 올림에 따라 국내 금융사들의 시중금리 인상 속도도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무분별한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윤 원장은 "이 같은 위험에 우리 금융 산업 스스로 대비하고 그 능력과 시스템을 충실히 유지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금융 스스로만을 위해 이런 능력을 발휘하면서 다른 부문에 위험을 전가한다는 일부의 지적을 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을 지적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며 "아르헨티나·터키·브라질·남아공 등 신흥국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세계 경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앞으로 세계 및 우리 경제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시장변동성 증가에 따라 증폭될 수 있는 주요 위험 요인들을 미리 점검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 등의 불합리한 대출 금리 산정 체계를 국내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최근 빠른 증가세를 보이는 개인 사업자 대출과 신용 대출 및 전세 대출 등도 위험 요소로 꼽았다. 금융회사 외화 유동성과 외화 자금 시장, 파생결합증권(DLS) 등 금리·환율 변동에 민감한 금융 상품도 지적했다.

윤 원장은 "금융 부문이 건전성을 유지하는 한편 우리 경제의 혈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금융감독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는 미·북 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잠재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국내 경제·금융 부문 영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애널리스트, 외국계 은행 대표, 민간 경제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금융·경제 상황에 대한 감독당국과 시장 전문가와의 인식을 공유하고, 새롭게 부각되거나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위험요인 등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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