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설길에서 듣고 바로 그 길에서 말하다 생각 없이 쉽게 말을 옮김을 이름 -논어-

입력 2018-06-1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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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풀이

道 길 도
聽 들을 청
途 길 도
說 말씀 설

공자에게 말은 군자 소인을 가르는 가늠자다. 군자가 말을 더듬듯이 하는 건 언변이 서툴러서가 아니다. 그건 행함이 말을 따르지 못할까 염려한 때문이다. 소인은 말을 앞세우고 군자는 행(行)을 앞세운다. 공자는 사람을 말로 취하고 용모로 취하면 실수가 잦다고 했다. 공자는 《논어》 양화편에서 말을 가볍게 하는 세태를 나무란다. “길에서 듣고 길에서 말하는 것은 덕을 버리는 짓이다(道聽而塗說 德之棄也).”

성악설을 주창한 순자 역시 《순자》 권학편에서 말의 가벼움을 신랄히 꼬집는다. “소인배의 학문은 귀로 들어가 입으로 바로 나올 뿐 마음속에 새겨 두려고 하지 않는다. 귀와 입 사이는 불과 네 치밖에 안 되는데 배움이 이리 짧은 거리를 지나갈 뿐이면 어찌 일곱 자 몸을 아름답게 닦을 수 있겠는가.”

도청도설(道聽塗說)은 길에서 들은 말(道聽)을 길에 흘려 버린다(塗說)는 뜻이다. 근거 없는 허황한 소문을 이리저리 퍼뜨리고 다니거나 교훈이 될 만한 말을 깊이 새기지 않고 바로 옮기는 경박한 태도를 비유한다. 도(塗)는 진흙이란 뜻이니 가슴에 담아둬야 할 말을 바로 진흙에 흩뿌림을 의미한다. 길에서 들은 것을 남에게 아는 체하며 말하는 것을 꼬집을 때도 쓰인다.

순자는 묻지 않은 말을 입 밖에 내는 것을 ‘잔소리’라 하고, 하나를 묻는데 둘을 말하는 것을 ‘수다’라 했다. 공자는 남의 말을 중간에 끊는 것을 ‘조급’이라 하고, 남의 말이 끝났는데도 자기 말을 하지 않는 것을 ‘숨김’이라 했다. 그리보면 쉬운 듯하면서 어려운 게 말이다. 험담을 줄이고 덕담은 늘리고, 말보다는 실천을 앞세워라. 진짜 당신은 말이 아니라 행함이다. 말은 함부로 보태지 마라.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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