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메시를 묶은 아이슬란드 문지기는 '영화감독'

입력 2018-06-17 10:34   수정 2018-06-17 13:56



아이슬란드 축구 국가대표팀의 골키퍼 하네스 할도르손이 단숨에 '황금손'으로 발돋움했다.

할도르손은 16일(한국시간)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회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두 차례 우승에 빛나는 강호 아르헨티나의 공세를 거뜬히 막아내 1대 1 무승부를 연출했다.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아이슬란드는 기적과도 같은 무승부로 자국 축구사에 새로운 기록을 적였다. 첫 월드컵 승점 1점도 챙겼다.

브라질의 네이마르,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세계 3대 공격수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의 황금 발은 아이슬란드의 얼음벽에 막혔다. 메시는 1대 1 상황에서 후반 19분에 얻은 페널티킥도 실축해 할도르손을 넘지 못했다.

메시는 아이슬란드 골문 왼쪽을 정확하게 조준했으나 몸을 날린 할도르손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할도르손은 경기 후 "메시의 그간 페널티킥 사례를 조사해 그쪽으로 찰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철저한 연구의 승리였다고 기뻐했다.

볼 점유율 72%대 28%, 슈팅 수 26대 9로 경기를 지배하고도 아르헨티나는 추가 골을 뽑지 못했다. 메시는 11번이나 슈팅을 하고도 한 골도 못 얻었다.

할도르손은 앞서 호날두도 비슷하게 묶었다. 아이슬란드는 201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에서도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포르투갈과 1대 1로 비겼다. 당시 양상은 아르헨티나전과 비슷했다.

포르투갈은 볼 점유율 66%대 34%로 앞섰고, 슈팅 수 27대 4 등 아이슬란드를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한 골만을 얻었다. 호날두는 10번이나 슈팅 기회를 잡았으나 빈 손으로 돌아왔다.

호날두와 메시가 21차례나 슈팅을 날렸으나 할도르손이 정점에 선 아이슬란드 얼음 수비진을 뚫지 못한 것이다.

할도르손의 이력도 화제가 되고 있다. FIFA에 따르면 그는 한때 몸무게 105㎏이 나가던 파트타임 비만 골키퍼였다. 광고 감독이자 좀비 영화를 찍은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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