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검찰청 반부패부(김우현 검사장)는 '은행권 채용비리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 12명을 구속 기소하고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국민은행에서는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전 부행장 이 모 씨 등 3명이 구속 기소됐고, 1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회사도 재판에 넘겨졌다. 윤종규 회장과 김정태 회장은 기소를 면했다. 공모 관계 입증이 어렵다는 검찰의 판단이 따랐다.
특히 윤종규 회장은 국민은행장을 겸임했던 시기, 종손녀를 국민은행에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으로 곤혹을 치렀다. 검찰은 지난 2~3월 국민은행 본점과 윤 회장의 사무실,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고, 지난달에는 피의자 신분으로 윤 회장을 소환조사했다.
윤 회장과 함께 검찰의 도마 위에 올랐던 함영주 하나은행장,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 겸 부산은행장,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 등은 모두 기소됐다.
윤 회장의 '무혐의' 처분으로 KB금융은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채용비리 혐의로 인사팀장과 상무, 전 부행장 등이 잇달아 구속되면서 국민은행 내부는 물론 업계에서도 윤 회장의 구속이나 기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짙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본점과 은행 수장들의 자택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임원들이 구속되면서 주요 은행들의 수장이 구속될 수 있다는 염려가 파다했다"며 "윤종규 회장도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던 터라 혹시나 구속 영장이 청구되지는 않을까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4명의 임직원과 회사가 재판에 넘겨진 점은 여전히 큰 부담이다. 고착화된 채용비리, 남녀 성차별 문화를 척결하는 것 또한 숙제다.
검찰은 남녀를 차별해 채용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을 양벌규정으로 기소했다. 쌍벌규정이라고도 하는 양벌규정은 위법행위 발생시 행위자 외에 그 업무의 주체인 법인 또는 개인도 함께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검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2015년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에서 남성합격자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서류전형에서 여성지원자 112명의 평가 등급을 하향했다. 2차 면접전형에서는 청탁대상자 20명을 포함해 28명의 면접점수를 조작, 20명을 부정하게 합격시켰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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