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길거리 응원을 벤치마킹해 만든 '펜 페스트'
●먹고 마시고 즐기고 떠드는 공식적인 장소
●개최 도시나 기업들의 최대 마케팅 도구
●월드컵 열기를 높이는 가장 큰 인플루언서
"눈앞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 현재를 즐겨라"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주인공 '키팅' 선생(로빈 윌리엄스)이 자주 쓰던 말이다. 영속 속에선 로버트 헤릭(Robert Herrick)의 시를 인용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란 라틴어 대사로 표현되지만 해석하면 "Seize the day(현재를 즐겨라)"란 뜻으로 풀이된다.
영화는 보는이에게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우리를 거두라. 시간은 흘러 오늘 핀 꽃이 내일이면 질 것 이니 우리는 내일 아닌 오늘을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메세지를 준다.
월드컵도 마찬가지다. 결국 승패라는 성적으로 귀결이 되는 것이 아니다. 즐거움과 재미가 있어야만 그것이 진정한 승리이자 가치 포만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감과 재미가 블록버스터 월드컵의 중요한 요인이란 얘기다.
그렇다면 월드컵을 현장에서 즐기는 최적의 장소는 어디일까. 경기장일까. 안방일까. 아니면 제 3의 장소일까. 정답은 각자의 마음 속에 있겠지만 적어도 월드컵 현장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다면 제3의 장소인 '팬 페스트(Fan Fest)'에 주목해 봄직 하다.
팬 페스트(Fan Fest)구역은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한 지역 사람들이나 팬들을 위해 특별히 FIFA에서 만든 공식적인 응원 공간이다. 필자가 방문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설치된 Fan Fest Area는 피의 구원 사원(Church of the Savior on Blood)에 설치되어진 거대한 공간이다. 피의 성지가 축구의 성지로 바뀌어 지역 관광객과 축구팬들을 맞이했다. 경기장과 팬 페스트 구역의 차이점을 보면 다음(표 참조)과 같다.
○팬 페스트의 원조 대한민국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유럽 사람들은 길거리에 나와 작은 전광판을 보며 응원하는 한국의 축구 팬들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자기들이 아는 상식으로 축구경기는 시원한 Pub(서양식주점)이나 집에서 맥주나 음식과 더불어 배팅(스포츠토토)을 하면서 즐기고 관람하는 것이 일반적인 응원 문화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비웃음과 비아냥거림으로 한국 응원을 바라보았으나 경기가 회를 거듭할수록 길거리에 모여드는 사람들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또 다른 응원 문화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곧 바로 다음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월드컵 최초로 공식적인 팬 페스트라는 길거리 응원 공간을 만들어 월드컵 개최 도시나 광장, 그리고 라인 강에 팬 페스트를 설치하여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을 관람하고 즐기게 만드는 새로운 축구 응원 문화를 만들어 대 히트를 쳤다.
그 후 팬 페스트는 UEFA EURO(유럽 축구 챔피언십)나 월드컵 경기시마다 보다 강화되고 세련된 도시 마케팅과 기업 프로모션 활동으로 개최하게 되었다.
○도시 마케팅과 기업 마케팅의 공간으로
팬 페스트는 팀과 스폰서, 팬과 도시 문화가 접목 된 월드컵의 또 다른 거대한 플랫폼 공간으로 각광 받고 있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각종 활동은 ▷경기가 벌어지는 국가의 문화 공연 ▷스크린을 통한 실시간 경기 관람 ▷스폰서 기업들의 각종 프로모션 활동 ▷다양한 이벤트 개최 및 경연대회 ▷스크린 광고를 통한 기업 홍보 ▷월드컵 팬들을 위한 도심의 휴식 ▷기념품 판매 및 지역 특산물 판매 ▷먹고 마시는 등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대회 기간인 한 달 동안 매일 운영이 되다 보니 경기장 보다 각광 받는 도시 마케팅과 마케팅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먹고 마시고 놀고 춤추는 축구 엔터테인먼트의 광장
공연은 물론이고 유니폼을 댄스 복으로 무장하고 곳곳에서 벌어지는 응원전과 춤은 또 하나의 볼거리 중 하나이다. 주인공은 당연 그날 경기에서 승리한 국가가 되고 사람들은 축하 인사하기 바쁘다.
어제의 주인공은 승자가 된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이 아니라 이곳에서는 모두가 주인공이 된다. 골을 넣는 영상이 리 플레이 될 때마다 탄성과 아쉬움의 탄성이 터져 나온다.
이곳에서는 음악과 더불어 맥주, 프렌치프라이, 피자, 치킨과 더불어 먹고 마시고 즐기는 제2의 명절이 된다. 이곳의 주인공은 단연 버드와이저와 코카콜라이다.
경기가 벌어지는 날 그 지역은 경기를 하는 국가의 각종 문화 이벤트가 펼쳐진다. 우리나라도 경기가 벌어지는 니즈니노브고라드 팬 페스트에는 한국의 전통 공연이 펼쳐진다. 대한민국의 스웨덴전 승리로 대한민국의 날이 되었으면 한다.
○인플루언스 마케팅의 광장
"이제 월드컵은 사람들에게 경기를 봐라 경기장을 오라라고 '빅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BUY Thicket', 'Enjoy Game'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도 넛지처럼 넌지시 메시지를 전달하고 사람들을 축구 앞으로 불러 모은다.
이곳 현지인들은 월드컵을 보려면 경기장이 아니라 팬 페스트 광장으로 가라고 한다.
팬 페스트로 인해 월드컵 마케팅은 갈수록 ‘대중화’되어간다. '월드컵의 인플루언스'는 말 그대로 월드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이나 이벤트를 활용하는 사람들이다.
주인공이 선수이기도 하지만 바로 축구를 아주 좋아하는 이들이기도 하다. 이들이 던지는 SNS 메시지와 각종 활동들은 월드컵을 더욱 도시 지역의 참여로 이끌어 내는 가장 큰 도구가 된다.
그것도 모든 사람에게 현장의 느낌을 단시간 내에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전달함으로서 월드컵 현장으로 달려오게 만든다.
○즐겨라 그것이 최상의 블록버스터
도심을 물들이는 월드컵, 음악과 축구가 만나, 음료와 술이 만나, 젊음과 열정이 만나, 모든 것이 축구를 중심으로 만들어 지고 축구를 통해 하나가 되는 축제의 공간... 이곳에만 오면 누구나 축구의 광팬이 될 수밖에 없다.
팬 페스트 광장은 월드컵을 개최하는 도시와 기업들에게 가장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곳이 즐거움과 재미의 추억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가장 마지막까지 블록버스터를 즐겨라" 월드컵 기간중 모든 팬들에게 필요한 한 문장이다. 그것은 현재의 경기 현재의 순간에 즐거움을 느끼는 "카르페 디엠처럼..."
모스크바(러시아)= 김도균(한국스포츠산업협회장/경희대체육대학원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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