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펀드 3개월간 21% 손실

입력 2018-06-17 18:37  

요동치는 글로벌 경제

국내 투자자들 '비명'…고액 자산가 환매 잇달아



[ 송종현 기자 ] 신흥국 펀드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주요 신흥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해당 지역에 투자한 주요 펀드들이 큰 폭의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714개 해외 주식형펀드 중 브라질 등에 투자하는 중남미 주식형펀드(21개)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21.67%에 달한다. 분류 대상 11개 지역별 펀드 중 성과가 가장 안 좋았다.

투자 지역에 러시아 등이 포함된 신흥유럽 주식형펀드(17개, 수익률 -9.52%)와 신흥국 전반에 투자하는 신흥국주식펀드(62개, -5.74%) 등도 손실폭이 컸다.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03%로 국내 주식형펀드(880개, -3.18%)보다 양호했지만 신흥국 펀드 부진이 두드러졌다.

신흥유럽 주식형 및 중남미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각각 러시아와 브라질 증시 급락이 타격을 줬다. 신흥유럽 주식형 중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KINDEX러시아MSCI’ 상장지수펀드(ETF)가 9.97% 손실을 내 손실폭이 가장 컸다. 중남미 주식형펀드 중에는 ‘미래에셋연금브라질업종대표자’가 -27.83%로, 가장 큰 손실률을 기록했다. 러시아 RTS와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이 기간에 각각 10.72%와 17.77% 떨어졌다.

신흥국 증시는 올해 초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이 “경제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투자를 권유한 지역이다. A증권사 압구정지점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연초만 해도 글로벌 경기 확장 등으로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러시아와 브라질 증시가 유망하다는 분석이 많아 신규로 자금을 넣은 고액 자산가들이 꽤 있다”며 “이들 중 상당수가 최근 펀드를 환매했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말 9072억원이던 신흥국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 15일 8379억원으로 8.27% 감소했다.

신흥국 주식형펀드 가운데 중국과 베트남 등에 투자하는 신흥아시아 주식형펀드(254개)엔 여전히 돈이 몰리고 있다. 이들 펀드 설정액은 작년 말 9조8771억원에서 올 1분기 말 10조3347억원으로 늘었고, 지난 15일(10조4084억원)까지도 계속 증가했다. 신흥아시아 주식형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2.62%로, 다른 신흥국 펀드에 비해 선방하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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