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 해외진출 지원사업 협의회가 일자리위원회에서 열린 까닭

입력 2018-06-17 19:25   수정 2018-06-18 17:39

현장에서

이우상 중소기업부 기자



[ 이우상 기자 ] 지난달 24일 서울 세종대로 일자리위원회 브리핑룸에서는 ‘중소벤처기업 해외진출 지원사업 협의회’ 첫 회의가 열렸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등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은 물론이고 KOTRA 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수출유관기관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가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였다.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지원방안을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논의하자는 취지의 자리였다. 중기부가 중기청에서 부로 승격된 뒤 처음 주최한, 다른 부처와 함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날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관계부처와 수출유관기관이 힘을 합쳐 스크럼(럭비에서 한 팀 선수들이 서로 팔을 건 상태에서 상대 팀을 앞으로 밀치는 대형) 방식으로 중소기업의 수출을 함께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인사는 “일자리위 브리핑룸은 장관이 주재하는 협의회를 열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내용이 좋으면 장소가 무슨 상관이냐고 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브리핑룸이라는 장소를 택한 데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고 한다.

애초 중기부는 협의회를 서울 종로에 있는 무역보험공사 사무실에서 열 계획이었다. 위치도 좋고, 관계부처 합동 회의 장소로 많이 이용되는 곳이다. 중기부는 일정에 맞춰 이곳 빈 회의실을 알아봤다. 무역보험공사도 빈 공간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여를 결정하기 직전 무역보험공사는 ‘장소 협조가 어렵다’고 중기부에 통보했다. 중기부는 부랴부랴 수소문해 일자리위 브리핑룸을 가까스로 섭외했다고 한다.

협의회 참석 기관과 업계에는 무역보험공사가 갑작스레 장소 협조를 거부한 것은 산업부 때문이란 얘기가 파다하다. 무역보험공사가 중기청에 긍정적 답변을 한 뒤 직속 상급기관인 산업부에 문의하자 ‘중기부 주최 행사에 장소를 협조하지 말라’는 언질이 내려왔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과거 산하에 두고 있던 중기청이 부로 승격해 대등한 정부부처로서 협의회를 여는 걸 못마땅해했던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산업부 산하에는 무역보험공사 외에도 한국산업단지공단, KOTRA 등 중기부와 협력해야 하는 기관이 많다. 홍 장관 말대로 ‘스크럼을 짜듯이 협력해’ 중소기업 수출을 지원해도 모자랄 판에 구시대적 부처 간 신경전이 발생한 것이다.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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