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남편, 밥 좀 해줘" 한 마디 했다가…풍비박산 난 집안

입력 2018-06-18 10:11   수정 2018-06-1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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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글을 공유하며 함께 생각해보는 [와글와글]. 오늘은 카페를 운영하는 부부의 이야기다. 아내 A 씨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남편 B 씨에게 식사를 부탁했다. 그 말 한마디가 이렇게 큰일로 번질 줄 몰랐다고 한다.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A 씨 부부는 남편과 함께 카페를 공동 운영 중인 결혼 5년 차의 부부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부부는 함께 카페를 나가고 일을 같이 하고 퇴근도 같이 한다.

눈코 뜰 사이 없던 카페 오픈 초반, 밥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A 씨.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 밥을 챙겨 먹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남편은 숟가락을 같이 얹었다. A 씨가 식사 준비를 계속하다 보니 '이거 해 달라', '저거 해 달라' 요구하기 시작했다.

어쩌다 식사를 대충 차리거나 준비하지 않으면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A 씨는 "호의도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사실 카페일 이 바쁘다 보니 설거지부터 청소까지 집안 가사 일을 도맡아 왔다.

남편 식사까지 매번 챙기려니 부담도 늘었다. 건강이 좋지 않은 날에도 남편은 "아침 밥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A 씨는 참지 못하고 "오늘 아침은 남편이 좀 차려. 그동안 매일 내가 했잖아"라고 한 마디 했다.

그 말을 들은 남편은 "너 지금 나한테 밥 차리라고 명령한 거냐"라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B 씨는 아내 A 씨가 명령조로 식사 준비를 지시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부부는 큰 소리를 내며 서로의 입장을 밝히며 싸웠고, 남편은 결국 혼자 차를 몰고 유유히 사라졌다.

A 씨는 혼자서 카페를 오픈했다.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아니나 다를까 시어머니다.

시어머니는 "일하느라 바쁜 애한테 밥을 차리라 그러다니 너무 한 것 아니냐"라며"다른 집 며느리들은 얼마나 남편을 챙기는데, 그럴 줄 몰랐다"며 쏘아붙였다.

이내 시아버지한테서도 "A 가 경솔한 것"이라며 "남편에게 사과하라"고 거들었다.

다시 돌아온 남편과 대화도 해봤다. 하지만 남편은 "자영업이 힘들다는 것 알고 있지 않냐", "일찍 퇴근하게 해줄게", "아르바이트 한 명 더 고용하자" 등 전형적인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스타일의 대답을 했다.

A 씨는 모든 부부생활이 '기승전 A 씨 잘못'인 것 같다고 호소했다. 그는 "카페를 운영하는 5년의 시간 동안 쉰 적이 열 번도 채 안 된다"며 "하루하루 힘들고 지쳐도 버티면 되겠지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터지고야 말았다"고 털어놨다.

글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시부모, 남편 모두 답이 없다"며 "남편이 시부모에게 말했다는 부분이 어이가 없다", "전업주부도 아닌 함께 일하는 아내가 다 차려줬으면 고마워서라도 해줘야지...", "너무 당연하게 A 씨가 다 하고 살았다. 똑같이 출근, 똑같이 퇴근하는데 집안일을 혼자만 하다니", "밥 차리기 싫으면 그냥 시켜먹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남편이 권력인 줄 아는 전형적인 부류" 라고 조언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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