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전쟁에 2370선 주저앉은 코스피…전문가 "매도 시점은 아니다"

입력 2018-06-1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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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나흘 연속 하락해 2370선으로 후퇴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돌파한 가운데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냈다. 18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대외변수가 산적한 만큼 다음달 초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인 만큼 하방경직성이 높은 구간이라는 평가에 무게를 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80포인트(1.16%) 내린 2376.24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20일 이후 처음으로 1100원대에 올라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 전 거래일보다 7.10원(0.65%) 뛴 1104.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미국과 중국은 각각 50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주고받았다. 미국이 관세 대상으로 삼은 중국산 제품에 항공우주, 정보통신, 로봇 공학, 전기자동차 등이 대거 포함되면서 미국과 중국 의존도가 큰 한국 수출이 피해를 입을 것이란 우려와 함께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중 2360선까지 밀렸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가장 큰 증시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추가적으로 (미·중 무역분쟁 관련해) 정보기술(IT) 관련 산업이 언급되면서 외국인들이 관련 매물을 쏟아내 PBR 1배인 코스피지수 2400선이 깨졌다"고 말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들어 3조141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서만 9655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신흥시장 비중이 축소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그 중 비중이 큰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가 급격히 나오며 증시 하락을 더욱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이 포괄적 선언에 그치면서 그동안 국내 증시를 뒷받침하던 대북 경제협력 관련 기대감이 사그라진 점도 최근 증시 투심 약화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과정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달러 강세 국면을 야기해 신흥국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원인이 되고 있는데 미·중 관계는 앞으로 단계적인 비핵화 과정과 흐름을 함께할 가능성이 높다"며 "7월27일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아 종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큰 만큼 7월 중순이 강달러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외변수 뿐 아니라 '고용 쇼크' 등 국내 경기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우려도 최근 증시 하락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좋지 않은 점, 특히 고용지표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많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은 만큼 보수적으로 대응하자는 투자심리가 팽배해졌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취업자 수는 2706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 1월까지만 해도 평균 30만 명대를 유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용 쇼크' 수준이다.

대외변수를 고려하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현시점에서 섣부른 매도에 나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코스피지수 2400선이 깨지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부각될 수 있고, 추가적인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미·중 무역분쟁은 다음달 초까지 증시 발목을 잡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장기적으로 '중국제조 2025'를 위해 미국과 협상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미국 정부로서도 과도한 대중국 무역압박은 부담요인인 만큼 재차 협상이 이뤄지면서 다음달 초께 국내 증시는 반등을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전문가들은 기대를 걸고 있다.

박 센터장은 "하락 구간이지만 주식을 매도할 상황은 아닌 가격대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상대적으로 지수 연관성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낙폭이 큰데 오는 28일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가 다시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중국과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는 시점인 7월6일 이전에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조 센터장은 "한국 기업의 펀더멘털이 견고하고 기업이익, 경상수지도 견고한 좋은 상황"이라며 "투매에 동참하기 보다는 관망하며 반등의 계기, 저점 매수 기회를 찾는 것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오정민/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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