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혜 생활경제부 기자) 더위가 날로 더해가는 요즘, 입맛 없는 분들 많을 겁니다. 시원한 물냉면, 비빔냉면을 찾게 되는 계절이죠. 이런 날씨에 잘 어울리는 스페인 요리 ‘타파스’를 아시는지요. 타파스란 식사 전에 술과 곁들여 먹는 작은 크기의 음식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스페인에선 타파스 전문 바(bar)가 아주 대중적인 식당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양은 적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종류가 많아 이것저것 맛보기 좋은 게 타파스의 장점입니다.
전 세계 스페인 레스토랑이 참여하는 ‘세계 타파스의 날’이라는 국제 행사가 매년 6월 15일에 열리는 것도 더운 계절에 타파스가 잘 어울리기 때문이죠. 국내에서도 세계 타파스의 날 행사가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주한 스페인 대사관이 주관한 세계 타파스의 날 행사에선 ‘올해의 타파스’를 뽑는 이벤트가 함께 진행됐습니다.
스페인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국내 레스토랑이 늘어난 것도 타파스의 인기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곤잘로 오르티스 주한 스페인 대사는 “지난해 스페인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들이 43만명에 달했다”며 “스페인 요리를 맛본 여행객들이 한국에서도 스페인 와인과 음식을 찾게 돼 기쁘다”고 했습니다. 이날 스페인 대사관저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한 레스토랑들은 이미 스페인 요리를 잘 하기로 소문난 곳들이죠. 제가 직접 맛을 봤는데 스페인 현지에서 먹어봤던 음식과 매우 흡사했습니다.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타파스들이었죠.
‘2018년 타파스 경연대회’에 참가한 레스토랑은 총 5곳. ‘파라디그마’의 최진수 대표는 스페인식 감자 오믈렛 요리를 선보였고 ‘떼레노’ 레스토랑의 신승환 셰프는 어린 완두콩과 삼겹살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스페인 클럽’의 이세환 셰프는 수비드한 계란과 감자퓨레 요리를, ‘소브로메사’ 레스토랑의 에드가 셰프는 소브레메사의 정원 요리를 내놨습니다. 다섯 번째로는 ‘더 제프’의 마누엘 셰프가 선보인 제주도 새우 카르파초 요리가 나왔죠. 보기에도 예쁘고 맛도 좋은 타파스들이었습니다.
평가는 이날 행사에 참가한 스페인 기업 임원들, 스페인 음식 수입업체 대표, 음식 전문가들, 파워블로거 등 40여명이 1표씩 투표해 결정했습니다. 1등은 떼레노의 신승환 셰프가 뽑혔고 영국항공이 주는 스페인 왕복 비행기표를 상으로 받았습니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삼겹살 요리와 어린 완두콩, 아삭한 아스파라거스가 아주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죠. 저를 비롯해 스페인으로 휴가를 떠나는 직장인들이 많이 늘어난 것을 보면 국내에도 더 많은 스페인 레스토랑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년에는 얼마나 더 맛있는 스페인 요리가 ‘최고의 타파스상’을 놓고 경합을 벌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끝)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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