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기자의 알쓸커잡] '소곤소곤' 침묵이 즐거운 카페들

입력 2018-06-21 17:48  

(27) 커피도 ASMR 바람


[ 김보라 기자 ] ASMR 콘텐츠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이건 또 무슨 급식체(10대들의 은어)인가’하는 분도 있을 텐데요. 영어로는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우리말로 ‘자율감각 쾌락반응’이랍니다. 이름은 복잡하지만 사실 별건 아닙니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 6시간 동안 지저귀는 새소리, 나뭇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 싹둑싹둑 머리카락 자르는 소리,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 비닐 비비는 소리…. 누구나 아는 소리지만 도시 소음에 가려져 잠시 잊고 있던 일상의 자연스러운 소리입니다. 하루 종일 흘러가는 구름만 찍은 영상도 있고요. 이런 소리를 듣고, 영상을 보다 보면 뇌에서 등, 어깨, 머리 뒤쪽 같은 몸 일부에 신경 전달 물질을 보내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고 하죠.

노르웨이의 한 방송이 하루 종일 장작 타는 것만 보여주는 채널을 만들며 시작된 ASMR 열풍은 한국에서도 심리 치유와 수면 유도에 좋다는 입소문을 타며 부쩍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ASMR 콘텐츠로만 구독자 수 100만 명을 넘긴 유튜버도 등장했답니다.

도시에서 ASMR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공간은 아마 카페가 아닐까요. 커피 한잔 홀짝이며 멍하니 앉아있으면 마음이 좀 가라앉고 복잡했던 생각도 싹 정리되곤 해야 하는데, 현실은…. 1시간째 전화를 붙들고 상사 험담을 하는 사람, ‘당신에게만 너무 예쁜’ 아이와 뛰어노는 사람, 중국어 회화 개인 강습을 받고 있는 사람, 우아하게 부서 회식을 한다며 10명씩 붙어 앉아 단체로 박장대소하고 있는 그룹 등등. 신경 쾌락을 찾으려다 신경 쇠약에 걸릴 뻔한 경험이 왠지 더 많습니다.

카페에서 ASMR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우선 서울 앤트러사이트 서교점. 넓은 마당이 있는 오래된 주택 안에는 긴 바가 하나 있습니다. 이 공간에 음악은 없습니다. 들리는 소리는 오로지 바리스타가 천천히 커피 잔을 데우고, 커피를 내리는 무음에 가까운 소리. 사람들은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고, 가끔씩 달그락 유리 부딪히는 소리만 납니다. “천천히 오롯이 자기 시간만 보내다 가라”는 게 주인장의 생각이라지요. 사람들은 공간이 주는 분위기에 빠져 모두 ‘묵음’ 상태가 됩니다.

연남동의 ‘대충유원지’(사진)도 그렇습니다. 공간이 모두 붉은 벽돌과 나무로만 돼 있고, 좌석 대부분은 커피 바에 혼자 앉는 방식입니다. 조금 불편해 보이는 나무 의자지만 앉는 순간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플라스틱’ ‘콘크리트’ ‘강철’ 등으로 명명된 세 가지 원두 중 하나를 고르는 재미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의 말투와 행동마저 얼마나 차분하고 세심한지.

차를 마시며 도심 속에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서촌의 ‘일상다반사’. ㄷ자형 바 테이블에 앉아 차 향기를 맡아보세요. 순간 여기가 산속인가 싶습니다.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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