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규 기자 ] 미국 백악관이 19일(현지시간) ‘중국의 경제 침략’을 비판하는 보고서를 펴냈다.
백악관은 이날 ‘중국의 경제적 침략은 어떻게 미국과 세계의 기술·지식재산권을 위협하는가’라는 35쪽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의 첨단 기술을 도둑질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주도해 작성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경제 침략을 △국내 생산자를 위한 자국 시장 보호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 확대 △천연 자원 통제권 확보 △전통 제조산업 지배 △미국의 주요 기술과 지식재산권 탈취 △첨단 하이테크산업의 우위 확보 여섯 가지로 분류했다.
백악관은 “중국 외교부가 해외에 4만 명 이상의 중국 산업 정보요원을 배치했다”며 “(산업) 스파이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 스파이가 미국의 기밀 정보, 기술, 지식재산권 등을 탈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중국이 국부펀드를 동원해 미국의 첨단 기업을 ‘쇼핑’하거나 지분 투자하는 과정에서 첨단 기술을 빼내 가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10년 이상 ‘사이버 무단 침입’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무역대표부는 연간 1800억~5400억달러 규모의 기밀이 새고 있다고 추정했다.
백악관은 “중국의 경제 규모, 시장 왜곡 정책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의 경제 침략 행위는 미국 경제뿐 아니라 세계 혁신 시스템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데 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고율관세를 매겼다. 중국이 이에 반발해 미국 제품에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2000억달러 상당의 중국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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