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자이’ 단지 내부엔 나홀로 아파트가 한 채 있다. 1995년 48가구가 입주한 동아아파트다. 경희궁자이 4단지 뒤편에 들어서 대로변에선 잘 보이지 않는다.
이웃인 경희궁자이와 비슷한 회색 도장을 한 까닭에 얼핏 한 단지 같아 보인다. 그래서 단지명도 ‘경희궁동아’로 바꿨다. 다만 등기부상으론 여전히 동아아파트다.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두 단지 입주민들의 사이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돈의문1구역(現 경희궁자이) 재개발 과정에서 분쟁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6년 돈의문1구역 개발 당시 동아아파트를 사업구역 내에 포함하는 안건이 검토됐다. 입주민 100%가 찬성하고 조합원 60%가 동의할 경우 가능한 조건이었다. 하지만 당시 동아아파트 주민이 반대하면서 존치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만 해도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았던 데다 재개발이 완료 시점도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경희궁자이 4블록은 동아아파트 부지를 남겨두고 개발한 까닭에 땅 모양이 ‘T’자로 꺾였다.
공사 과정에선 소음과 분진 등의 문제로 갈등이 심했다. 돈의문1구역 조합이 동아아파트 앞 소방도로를 사들여 공사를 진행한 까닭에 두 단지가 거의 맞닿아 있어 일조권을 두고도 분쟁이 일었다. 이상식 상경공인 대표는 “결국 조합에서 동아아파트의 외벽 도장과 엘리베이터 교체 등의 비용을 마련해주면서 협의를 했다”면서 “재개발 당시 동아아파트가 수용됐다면 서로 결과가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거래는 많지 않다. 전용면적 84㎡는 지난 4월 11층 매물이 5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전월 대비 4000만원 정도 내린 가격이다. 경희궁자이의 같은 면적 입주권은 지난 3월 13억9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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