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치고, 깨뜨리고… 트럼프式 '작은 정부' 가속

입력 2018-06-22 18:12   수정 2018-09-20 00:02

공무원 쉬운 해고 이어 노동·교육부 통합 추진

트럼프 "고인 물을 빼라"

학생·노동자 효율적 교육 위해
기능 중복된 직업훈련 하나로

복지·주택업무 등도 통합·축소
비대한 관료주의 개조 팔 걷어



[ 뉴욕=김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교육부와 노동부를 통합하기로 하는 등 ‘작은 정부’를 향한 정부 개혁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달 저성과자와 비리 공무원을 더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세 가지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은 조치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21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국무회의에서 발표했다. 목표는 작은 정부 구현과 관료주의 타파다. 이 개편안은 지난해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예산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연방정부 조직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뒤 1년2개월간의 연구를 거쳐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부터 정부 부처에 자체적으로 개혁할 것을 주문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10%가량 인력을 줄이는 등 부처별로 구조조정을 해왔다. 이제 이를 백악관 차원에서 전체적으로 손보는 것이다.

멀베이니 국장은 “교육부와 노동부 통합은 ‘고인 물을 빼라’는 트럼프 대통령 지시의 일환”이라며 “크고 비대한 관료주의를 개조하는 게 이번 개혁안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기능이 중복되는 교육부와 노동부는 그동안 산하 16개 기관에서 40개가 넘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백악관은 이를 일원화해 학생과 노동자에게 필요한 교육을 효율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직원이 3900명이고 노동부는 1만5000명이 넘는다. 이 두 부처가 교육노동부로 통합되면 학생·노동자의 교육 관리와 퇴직 후 재교육 등이 더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백악관은 또 식품안전을 담당하는 기구를 농무부 산하로 통합해 설치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닭과 달걀을 다양한 기관에서 규제하면서 식품회사들이 그동안 여러 곳에 같은 서류를 내야 하는 등 관료주의에 시달려왔다”고 지적했다. 저소득층에 지원하는 푸드스탬프 업무는 농무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옮기고, 보건복지부 이름은 보건공공복지부로 바꾸기로 했다. 농무부가 하는 주택사업은 주택도시개발부로 이관된다.

또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경제지원과 관련한 자원 확보와 집행 업무를 상무부 경제성장국으로 통합해 관리하기로 했다. 공무원 신원 조회 및 복리후생 등을 담당하는 인사관리국의 역할을 축소해 백악관으로 옮기고 신원조회 업무는 국방부에 넘긴다.

연방정부의 디지털화도 가속화한다. 백악관은 “연방정부는 매년 물리적으로 보관해야 하는 수백만 개의 새 종이 문서를 만들고 있다”며 “이는 일의 속도를 느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의 정부조직 개편안은 의회 승인을 거쳐 시행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의원들이 이 같은 제안을 통과시킬지는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연방 공무원을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성과가 낮은 공무원뿐만 아니라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 해고가 쉬워졌다. 기존엔 이런 공무원에게 60~120일에 이르는 성과개선기간을 줘 구제했지만 기간을 30일 이내로 일괄적으로 줄여 절차를 간소화했다. 또 공무원노조 전임자를 없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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