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신태용호…文대통령 앞에서 16강 불씨 살릴까

입력 2018-06-23 19:50  


벼랑 끝에 선 신태용호가 멕시코와 결전을 치른다.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 응원할 예정인 만큼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자정(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멕시코와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스웨덴전 패배에 이어 이날 멕시코전에서도 진다면 사실상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다. 한국-멕시코 경기 이후 열리는 독일-스웨던 경기에서 스웨덴이 비기기만 해도 한국의 최하위가 확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독일이 스웨덴을 꺾는다면 최종 3차전에서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신태용호가 16강행 불씨를 살리기 위해선 멕시코전 승리가 절실하다. 독일이 스웨덴을 꺾는다고 가정할 경우 한국이 멕시코에 승리해야 세 팀이 1승 1패로 동률이 된다. 멕시코를 잡은 뒤 독일과 최종 3차전에서 16강 진출을 겨루는 게 한국으로서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이날 경기는 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에서 열리는 대표팀 경기를 관전한다. 대표팀 승리를 염원하는 의미에서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응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대표팀의 월드컵 경기를 관전하는 건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16년 만이다.

'달빛 응원'이 예정됐지만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북중미 강호인 멕시코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보다 몇 수 위에 있다. 국제축구(FIFA) 랭킹은 24위로 한국보다 33계단이나 높다. 월드컵 북중미 예선에선 6승 3무 1패를 거둬 1위로 통과했다. 앞선 6차례의 월드컵에선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해 '기본이 16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역대 A매치 전적에서는 한국이 4승 2무 6패로 열세에 있다. 월드컵에선 1998년 프랑스에서 만났다. 당시 1차전에서 선제골을 기록하고도 내리 3실점하면서 1 대 3으로 역전패했다. 당시 멕시코 축구스타 가운데 한 명이던 콰우테목 블랑코가 양발 사이에 공을 끼운 채 점프하면서 한국 수비진을 농락했던 일은 한국 축구사의 굴욕으로 남은 장면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다만 신태용호는 멕시코에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신 감독이 2016년 리우올림픽 대표팀을 지휘할 당시 손흥민과 황희찬이 멕시코전에 출전해 풀타임으로 활약했고 1 대 0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에서 거함 독일을 격침한 멕시코는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속공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엷어지는 수비진의 뒷공간을 노린다면 충분히 득점 기회를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 경기는 프랑스 월드컵에서 당한 패배를 20년 만에 설욕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신태용호가 2년 전 리우 올림픽 당시 승리의 감동을 재현할지 주목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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