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통합감독법으로 시장안정·재벌개혁 모두 추구"

입력 2018-06-26 19:22  

국회서 법 제정안 토론회

최승훈 "상법과 충돌 우려"
민세진 "특정 회사 겨냥했나"
금융위 "시행 유예기간 둘 것"



[ 강경민 기자 ]
금융위원회는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제정안에 ‘금융회사 건전성 및 시장 안정’과 ‘재벌 개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담을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또 법 시행 초기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막기 위해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세훈 금융위 금융그룹감독혁신단장은 이날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제정안 토론회’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관련법을 도입하는 건 재벌개혁이라는 한국적 현실도 포함되지만, 금융시장 안정성 확보가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며 “입법 과정에서 두 가지 가치의 균형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삼성, 현대자동차, 한화, DB, 롯데처럼 금융자본 및 비금융자본이 혼재된 금융그룹과 미래에셋이나 교보처럼 은행이 없는 금융그룹 등 총 7곳의 복합금융그룹을 감독하기 위한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일종의 가이드라인인 모범규준 초안을 발표한 데 이어 올 하반기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토론자들은 법 도입 필요성에 대해선 대체로 수긍했지만 법의 목적과 대상, 방식 등에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을 정하는 데 있어 재벌의 존재라는 한국적 현실이 지나치게 강조돼 특정 회사를 선정하기 위한 것처럼 보이는 등 글로벌 기준에서 벗어난 느낌이 있다”며 “재벌개혁은 필요하지만 아무 칼이나 잡고 휘둘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승훈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대표금융회사에 그룹 단위의 리스크 관리 의무를 부여한 금융그룹 통합감독법이 상법과 충돌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 변호사는 “개별 회사에서 별도로 구성한 이사회에 권한을 부여한 상법과 대표회사가 전체 그룹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감독법이 충돌할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법은 금융회사가 보유한 비금융 자회사 지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데 방안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그룹 내 비금융 자회사는 중장기적으로 계열분리하도록 요구하거나 중간지주회사를 통해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질적인 금융그룹 감독과 금산분리가 이뤄지도록 지금보다 명확한 규정과 강제성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 단장은 “통합감독법은 국내에서 처음 적용하는 것이고 감독당국이나 금융그룹도 충분한 준비가 안 돼 있어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법안이 나와도 충분한 이행 기간을 둬 혼선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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