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소방본부 "신축아파트 화재, 유증기 폭발 때문으로 추정"

입력 2018-06-27 15:54  


세종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장 화재 원인은 유증기 폭발에 따른 것으로 추정됐다. 건물 7개 통로가 굴뚝 효과를 내면서 불길 확산 속도가 급속히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채수종 세종시소방본부장은 27일 "지하층에서 '펑'하는 소리가 10회 이상 들렸다는 시민과 공사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했다"면서 "에폭시 작업 유증기에 의한 폭발이 아니겠느냐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채 본부장은 "세종시 아파트는 지상에 주차장 없고 전부 지하에 조성된 구조"라며 "이 건물도 통으로 된 주차장이 매우 넓어 폭발과 함께 발생한 화염이 동시에 7개 동으로 확산했다"고 밝혔다.

그는 "7개 동 통로가 마치 굴뚝과 같은 효과를 내 확산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면서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나 화염을 차단할 수 있는 방화시설이 설치돼야 하는데 아직 공사 중이어서 방화문이나 방화 셔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채 본부장은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1층에 있던 가연성 단열재 등 적치물을 지하주차장으로 옮겼다고 근로자들이 진술했다"면서 "작업을 하지 못하는 우기를 피해 어제 바쁘게 작업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근로자들은 지하층에서 에폭시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차장 바닥 등을 칠할 때 하는 에폭시 작업은 비가 오면 습기 때문에 바닥이 마르지 않아 가급적 삼가는 공정이다.

채 본부장은 "사망한 근로자들이 발견된 곳은 1302동 지하 1층으로, 당시 무슨 작업을 했는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추정하기로 1명은 대피 과정에서 창고에 피신했다가 단열재 화재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숨졌고, 2명은 대피로를 찾지 못하는 바람에 연기에 질식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층에서 용접작업을 했다는 진술은 없었지만 용접기기가 있었다는 진술은 확보했다"면서 "용접 기기가 폭발 당시에 작동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채 본부장은 "화재 당시 점심시간이 끝나고 잠시 휴식하던 근로자들이 현장에서 오후 일과를 준비하던 때였다"면서 "일부에서는 작업이 시작됐고 일부는 작업을 준비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발화지점 특정은 2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합동 정밀감식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면서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건축물 안전진단이 시급히 이뤄지도록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1시 10분께 세종시 새롬동(2-2 생활권 H1블록) 트리쉐이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장 7동 지하 2층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큰불이 났다. 이 불로 근로자 3명이 숨지고 37명이 부상을 입었다. 해당 사업장은 전날 오후 7시를 기해 전면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부원건설이 시공하는 트리쉐이드 주상복합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24층, 476가구(주거공간 386가구·상점 90가구) 규모로, 오는 12월 입주를 시작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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