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취임식 생략…지자체 '작은 취임식' 바람

입력 2018-06-28 11:11  


6·13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너도나도 격식을 없앤 '작은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다. 취임식을 아예 생략하는 당선자들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선서 위주의 간략한 취임식을 하면서 '작은 취임식'이 대세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보신각 타종행사나 군악·의장대 행진, 예포 발사 등을 하지 않고 취임 선서를 했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6·13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식을 아예 하지 않고 민선 7기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다음 달 2일 아침 현충원을 참배한 뒤 바로 업무를 시작한다. 기자 간담회를 통해 간략히 '취임의 변'만 밝힐 예정이다. 오후에는 서울 구청장들의 취임식에 참석해 축하 인사를 한다.

박 시장은 4년 전 재선 취임 때는 서울시청 앞에서 시민들의 재능기부로 꾸린 간략한 취임을 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정의 연속성을 고려해 행사를 더 줄인다는 계획이다.

서울 구청장 중에도 취임식을 하지 않는 당선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서양호 중구청장 당선인은 4·19 민주묘지와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중구청 직원들과 만나 인사를 하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한다. 민선 중구청장 중 취임식을 열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취임식 이후에는 상습침수지역과 침수우려지역을 방문한다.

서양호 당선인 측 관계자는 "취임식 준비로 직원과 주민들을 번거롭게 하지 않는 동시에 겉치레를 버리고 구정에 몰두하겠다는 당선인의 뜻이 있었다"며 "차분하게 출근해 취임 첫날 해야 할 일들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25개 구청장 중 유일한 자유한국당 구청장인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따로 취임식을 하지 않기로 했다. 재선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조용히 그간 하던 업무를 이어가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박성수 송파구청장 당선인도 몸을 낮춘 행보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26일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청사 청소 근로자 15명을 초청해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일부 3선 구청장들 역시 수수한 취임식을 계획하고 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취임식 때 주민들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한다. 어르신, 장애인, 어린이, 보육교사 등 10명의 발을 닦아준다.

재선 임기도 세족식으로 시작한 문 구청장은 "어떤 현안이든 가장 낮은 자세로 구민을 섬기며 소통하겠다는 다짐과 약속을 세족식에 담겠다"고 말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신도림역 앞에서 취임식을 한다. 국민의례, 취임 선서, 취임사 등으로 간소한 행사를 치르며 축하 공연은 구로구립소년소녀합창단이 한다.

취임식이 열리는 신도림 오페라하우스는 개방된 야외무대라 지나가던 주민 누구나 취임식에 들러볼 수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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