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9일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롯데 경영권을 놓고 다시 한 번 표 대결을 벌인다.
특히 이번에는 신 회장의 부재 속에서 벌이는 첫 주총으로 과거 신 회장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냈던 주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오전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리는 주총에서는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의 이사 해임 안건과 신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결을 표결에 부친다.
이들 안건은 신 전 부회장이 주주 제안을 통해 직접 올린 것이다.
그동안 신 전 부회장과 네 번의 표대결에서 주주들로부터 신임을 받았던 신 회장이 이번 주총을 앞두고 초조해하는 건 이번이 신 회장 부재 속에 열리는 첫 주총이기 때문이다.
주총이 열릴 때마다 직접 일본으로 가 주주들을 설득했던 신 회장의 인신이 구속되면서, 그간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던 주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이자 한국 롯데 일부 계열사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어 한일 양국 롯데그룹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본 재계에선 실형을 선고받으면 임원직에서 사임하는 게 관례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건으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했으나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재계는 신 회장이 비록 부재 상태이긴 하지만 표 대결에서는 승리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광윤사(光潤社, 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 지주회(6%)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를 제외하면 종업원지주회나 관계사, 임원 지주회는 그동안 신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일단 일본 롯데홀딩스 내에서 신 회장에게 우호적인 분위기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 회장 측은 지난 25일 공판에서 "피고인에 대한 해임 안건이 상정된 이상 신동빈, 신동주 두 당사자에게 대등한 기회를 부여해 쌍방의 주장을 주주들이 충분히 듣고 의사결정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보석 허가를 재차 호소했다.
신 회장이 만약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에서 해임되면 재계 5위인 롯데의 한일 간 공조관계에 금이 갈 뿐 아니라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나아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다시 촉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구속 중인 신 회장을 대신해 롯데에서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 롯데 비상경영위원회 대표단이 신 회장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전날 일본으로 건너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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