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언더파 3타 차 단독 선두
쭈타누깐이 3위내 못 들 경우
7개월만에 세계랭킹 1위 복귀
[ 정태웅 기자 ] 유소연(28·메디힐·사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 대회 세 번째 우승과 세계랭킹 1위 복귀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유소연은 1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킬디어의 켐퍼 레이크스GC(파72·6741야드)에서 열린 KPMG 여자 PGA챔피언십(총상금 365만달러) 대회 사흘째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사흘간 11언더파 205타의 성적을 낸 유소연은 2위 브룩 헨더슨(캐나다)을 3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나섰다.
6월29일 생일을 맞아 대회 2라운드에서 공동선두가 됐던 유소연은 이날 단독 1위까지 치고 나갔다. 3번홀(파3) 보기로 주춤했던 유소연은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였던 헨더슨에게 한때 2타 차 열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11번홀(파5)에서 4.5m 거리 버디를 잡아내며 반격에 나섰고, 헨더슨은 후반 9개 홀에서 오히려 1타를 잃으면서 초반 흐름이 뒤바뀌었다. 유소연은 “세 번째인 벙커샷을 그린 가장자리에 올려야 했지만 버디를 잡아냈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운도 따라줬다. 7번홀(파5)에서 유소연의 공은 바운드가 돼 그린 뒤편 해저드에 떨어질 뻔했으나 중간에 놓인 자원봉사자의 가방을 맞고 멈춰섰다. 더블보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파 세이브를 기록한 유소연은 “신이 도왔다”고 말했다. 특히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약 4.5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2타차 선두에서 3타차로 달아나며 3라운드를 마친 그는 “2타와 3타는 1타 차이지만 느낌상으로는 더 크게 다가온다”며 “이번 대회 자신감이 상승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달 LPGA투어 마이어클래식에서 통산 6승을 따낸 유소연은 메이저 대회에서는 2011년 US오픈, 지난해 ANA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바 있다. 유소연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도 있다.
현재 1위 박인비(30·KB금융그룹)가 이번 대회에서 커트 탈락한 가운데 유소연이 우승하고, 세계랭킹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3위 이하의 성적을 내면 유소연이 세계 1위가 된다. 박인비는 8.05점, 쭈타누깐은 7.50점, 유소연은 6.43점을 기록하고 있다. 쭈타누깐은 3라운드까지 2오버파 218타로 공동 41위에 머물러 있다. 현재 세계랭킹 5위 유소연은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19주간 세계랭킹 1위를 유지했었다.
유소연은 지난해 ANA인스퍼레이션에 우승한 이후 커리어그랜드슬램을 새로운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한 달 사이 2승째를 바라보는 상승세 비결에 대해 유소연은 ‘놀이공원’을 거론했다.
그는 “지난달 US오픈 시작 전부터 캐머런 매코맥 코치에게 그린에서 두려움과 긴장을 많이 느낀다고 얘기했더니 ‘골프 외에 더 무서운 것을 해서 두려움을 마주하는 연습을 하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하더라”며 “US오픈 끝나고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는데 공교롭게도 그 다음주 마이어대회에서 우승했고 더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유소연은 “골프 코치의 조언이라기에는 이상하지만 내가 워낙 높은 곳과 놀이기구를 무서워하는 편이어서 용기를 얻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2라운드까지 6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렸던 헨더슨과 박성현(25·KEB하나은행)은 각각 3타 차 2위와 4타 차 3위로 밀렸다. 박성현은 “나도 오늘 경기가 만족스럽다”며 “버디 기회를 많이 살리지 못했어도 중요한 파 세이브가 잘됐다”고 자평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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