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피자·롯데마트 주스… '대박 상품' 뒤엔 유럽 제조업 있었다

입력 2018-07-02 17:17  

글로벌 신유통혁명

'스윗허그' 만든 스페인 AMC
대규모 과일농장·연구센터 갖춰
유통과정 줄여 싼값에 전세계 공급
노하우 가진 전문 인력도 풍부



[ 안재광 기자 ] 국내 유통업계 히트 상품 중 하나인 이마트 ‘피코크 티라미수 케이크’, 재고가 달려 비행기로 실어 오는 롯데마트 ‘스윗허그 100% 착즙주스’, 올 들어서만 100만 개 가까이 팔린 홈플러스 ‘심플러스 초콜릿’.

대형 마트 3사를 대표하는 이들 자체상표(PB) 상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유럽산(産)이다. 피코크 티라미수 케이크는 이탈리아 디저트 전문기업 돌체리아 알바가 제조했다. 스윗허그 100% 착즙주스는 스페인, 심플러스 초콜릿은 벨기에서 들여왔다. PB 상품은 값이 저렴해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만들었을 것이란 인식과는 다르다.

유럽 유통회사의 PB 경쟁력은 ‘고품질-저가격’을 구현할 수 있는 제조업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식품, 패션 분야 등은 한국, 중국보다 월등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소재와 재료사업까지 하는 수직 계열화, 대규모 생산을 통한 단가 낮추기 등을 그 이유로 꼽는다.

스윗허그 100% 착즙주스 제조사인 스페인 AMC그룹이 대표적이다. 1931년 설립된 AMC는 단순한 주스 제조사가 아니다. 스페인 외에 이스라엘, 미국, 남아프리카, 칠레 등지에 대규모 과일농장을 보유하고 있다. 종자, 착즙, 멸균 등 주스 제조에 필요한 기술을 쌓기 위해 자체 연구센터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주스 제조사 대비 절반 이하의 가격에 롯데마트에 주스 제품을 공급했다. AMC는 롯데마트뿐 아니라 독일계 할인점 리들, 영국을 대표하는 슈퍼마켓 웨이트로즈 등에도 PB 상품을 공급 중이다. 이 회사 작년 매출은 약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오랜 기간 쌓은 제조 노하우, 풍부한 기술 인력 등도 유럽 제조사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마트 PB인 피코크 피자를 공급하는 이탈리아의 ‘발피자’는 손으로 반죽을 빚어 화덕에 굽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손으로 반죽을 빚을 기술자가 현지에 많기 때문이다.

피코크 마몰로 젤라또를 공급하는 이탈리아 이탈젤라토는 50년을 이어온 정통 제조 기법을 고수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내에선 젤라토 특유의 질감을 구현하기 어렵다”며 “정통 제조 기법으로 만드는데 가격경쟁력까지 갖췄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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