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지도부 설득에도 강성 의원들 고집 안꺾어
규제 강화하는 '상법 개정안 거래'까지 검토
[ 김우섭 기자 ]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정부의 규제개혁 관련 법안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강성 의원들이 ‘기득권층에만 혜택이 돌아간다’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여당 지도부가 소수 의원의 반대로 발목이 잡혀 있는 규제개혁법안 통과를 위해 공정거래법 등 기업을 옥죄는 규제법을 강화하는 ‘거래’까지 검토할 정도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혁신성장이 야당이 아니라 여당 의원들에 의해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운열 민주당 경제민생태스크포스(TF) 단장은 2일 “신산업 육성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 법안 목록을 당 차원에서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 압승 이후 집권 2기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려는 시도다. 하지만 속내는 복잡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단장은 목록 작성 배경에 대해 “당내 반대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위해 공정거래법이나 상법과 같은 공정경쟁 촉진 법안을 ‘빅딜’ 형식으로 동시에 추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이 반대하는 대표적 법안은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한 은·산(銀·産)분리 규제완화 법안이다. 이 안은 지난달 27일 청와대 규제개혁점검회의 의제로도 올라갔다. 정부와 당 지도부는 교감을 이뤘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날 민주당에선 반론이 나왔다. 이학영 의원은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 부실이 생기면 위험한 건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일부 기득권층에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이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 논리다.
사정이 이렇자 민주당 지도부는 규제 완화가 필요한 법안은 의원들을 대상으로 개별 설득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우선 논의 대상에 오른 법안은 △개인정보의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원격 의료 등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제정안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을 포함한 규제혁신 5개 법안 등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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