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화동 기자 ]
괴석 위로 기개 있게 뻗어오른 오동나무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구름에 가려진 오동나무를 배경으로 암수 한 쌍의 새가 노닌다. 그 위로는 여의두문이 배치돼 만사가 뜻대로 이뤄지기를 기원한다.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2018 한국고미술협회전’에 나온 18세기 ‘백자청화화조문호’에 그려진 그림이다. 하얀 바탕에 그린 한 폭의 문인화를 보는 듯하다. 높이 39.0㎝, 폭 33.3㎝. 이 정도 크기의 백자호는 극히 드문데 보존 상태도 좋은 편이다. 가격은 8억원.
이번 전시는 한국고미술협회가 4년 만에 마련한 자리다. 전국의 회원사들이 출품한 고서화, 도자기, 금속, 목기, 민속품 등 1000여 점의 고미술품을 내놓았다. 자체 감정과 분야별 전문가들로 위촉한 특별감정위원들의 최종 감정을 거쳐 진품을 선별했고, 고미술품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았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100만원 이상 전시품에 대해서는 협회 이름으로 보증서를 발급한다.
올해 고려 창건 1100주년을 맞아 마련한 고려공예 특별 코너에서는 정교한 연판문과 화려한 모란꽃이 어우러진 ‘청자상감모란문표형주자’, 비취색이 은은하고 단아한 ‘청자수이장경병’ 등을 만날 수 있다. 전시품 중에는 목가구와 민속품이 많다. 다식판, 나막신과 당혜, 뒤주, 찬장, 종이를 꼬아 만든 표주박, 나무로 만든 찬합, 능화판, 반닫이, 이층장 등이 옛 문화와 일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문화재청 후원. 오는 7일까지.
서화동 문화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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