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지하도상가 15곳 재단장 나선다

입력 2018-07-02 20:00  

인천시, 활성화 방안 추진

쇼핑 시설 개보수하고
상가별 차별화 전략 수립
유커·크루즈 관광객 공략
상가 재임대 막는 조례 추진



[ 강준완 기자 ]
1970~80년대 경인전철 1호선 부평·주안·동인천역 등 역세권 위주로 조성돼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한 인천 지하도상가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인천시는 침체된 지하도상가 활성화를 위해 지상 상권과의 연계, 상가별 특성화, 현실적인 법제도 개정 등을 추진한다고 2일 발표했다. 시 관계자는 “원도심 거주인구 유출과 시설 노후화로 상가 활성화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인천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15개의 지하도상가(점포 수 3579개)가 있다. 제물포와 배다리지하도상가는 인천시설공단에서 직영 운영하고, 나머지 13개는 시설공단에서 상인들로 구성된 관리법인에 재위탁했다.

시는 지하도상가 활성화 방안으로 지상 상권과의 연계성 강화, 각종 문화행사 개발 및 유치, 중국 크루즈 관광객 쇼핑 코스 등록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안시민지하도상가는 인근에 조성되는 대규모 의료시설과 통로 연계작업을 하고 있다.

중구 신포동에 있는 신포국제시장과 붙어 있는 동인천지하도상가와 헌책방거리로 알려진 배다리지하도상가는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 코스로 적합하다는 게 시의 분석이다. 인천시는 비어 있는 상가를 교육시설로 만들어 주민에게 생활교육을 제공하는 개선안도 마련했다.


시는 지하도상가 명칭을 시대에 맞게 바꾸는 작업도 검토하고 있다. 부평역지하도상가는 올해 초 ‘모두몰(modoomall)’로 이름을 바꿨다. 시 관계자는 “15개 상가의 차별화 전략, 전문·동네상가와 구별되는 상품 판매, 2030세대의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미용 전문 쇼핑몰 등 전문성을 강화해야 지하도상가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는 직영상가 2곳의 시설 개보수를 시작했고, 나머지 13곳은 임대차 계약이 끝나는 대로 시설 개선을 완료할 계획이다. 부평대아지하도상가의 사용 기간은 2037년 9월까지다.

인천시는 상가 재임대를 허용하고 있는 시 조례를 개정하기로 했다. 정부·지자체가 소유한 재산은 계약자(임차인)가 직접 사용해야 한다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이 상위법이기 때문에 시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반면 지하도상가 상인들의 의견이 다르다. 원주민이 도심을 떠날 때도 상가를 지켰는데 조례 개정을 통해 재임대를 못하게 하면 상인들만 피해를 본다는 주장이다. 박원용 부평역지하도상가 기획실장은 “시 조례를 개정하면 재임대가 어려운 것은 물론 임대기간 만료 후 상가를 떠날 수밖에 없다”며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외에 다양한 법률 적용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문 시 건설심사과장은 “지하도상가 개선사업은 상인들과의 진솔한 대화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신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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