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글에 대한 네티즌의 냉철한 의견을 공유하며 함께 생각해보는 [와글와글]. 기차 여행 중 좌석 양보 요청을 받았다는 A 씨의 사연이다.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A씨는 나 홀로 2박 3일 기차여행을 계획하고 코레일 앱에서 미리 좌석을 예약하고 출발했다.
종일 이곳저곳 낯선 길을 걸으며 사진도 찍으며 즐기다 다른 여행지로 이동하기 위해 기차에 오른 A씨가 좌석에 가보니 이미 한 할머니가 앉아계셨다.
"이 자리 제 자리입니다"라고 말하자 할머니는 "나 ○○까지 가니까 그때까지만 좀 앉아갈게. 다른 자리 가서 앉아"라는 것이었다.
기차는 대구역, 동대구역을 지나가는 노선이고 퇴근시간이라 빈자리는 없었다.
금방 내리시나 싶어 할머니가 얘기한 ○○역을 검색해보니 A씨가 가는 목적지보다 더 먼 곳이었다.
A씨는 자신도 다리 아프고 지친 상태였는데 돈 주고 산 좌석을 양보하는 건 아니다 생각돼 "죄송하지만 좀 비켜주세요"라고 재차 얘기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젊은 사람이 참 못됐네. 노인네를 꼭 서서 가게 해야겠어?"라고 따지듯 말했고 옆 좌석 앉아있던 아저씨도 A씨에게 양보하라고 종용했다.
다행히 그때 지나가던 기차 승무원의 도움으로 좌석에 앉을 수 있었다.
A씨는 "좌석에는 앉았지만 주변 시선이 따가웠다. 제가 잘못한 것이냐. 다른 분들도 제 입장이었다면 양보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네티즌들은 "그 양보하라고 했던 아저씨에게 양보하라고 하지 그랬느냐", "입석으로 싸게 사서는 만만한 사람 골라서 물고 늘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절대 양보하지 말라", "혹시라도 또 그런 일이 생기면 말씨름할 필요 없이 바로 직원 불러라", "주변 시선 의식할 필요 없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그 상황에서 할머니가 잘못했다 생각하지 A씨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진짜 저런 개념 없는 사람들 예외적으로 가끔 있는 줄 알았는데 얼마 전 부산 가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옆에 사람이랑 같이 가게 자리 좀 바꿔주면 안되냐 해서 흔쾌히 알겠다고 자리 어디냐고 하니까 입석이더라", "군복무할 때 휴가 받아 금요일 오후 집에 가는데 노인 부부가 오더니 대뜸 젊은 군인이 어른이 왔는데 양보 안 한다고 버럭 화를 냈다", "3살 아이 자리까지 돈 주고 사서 각자 앉아서 가는데 옆에서 쳐다보던 분이 '애는 그냥 안고 가지 서 있는 사람이 많은데' 해서 어이가 없었다", "ITX 특히 장난 아니다. 노인들 자리 예매 안 하고 입석 사서 다 앉아있다", "내 돈 주고 좌석 사서 가는데 눈치 보고 스트레스받아야 하는 상황이 많다" 등의 반응을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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