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갑 기자 ] 현대인의 일상에 인공지능(AI)이 접목되는 것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AI가 바둑계를 단숨에 평정하고 스스로 작동하는 로봇청소기가 집안 깊숙이 들어왔다. 미술 분야에도 첨단기술을 이용해 감성 예술을 자유롭고 즐겁게 시현할 수 있는 ‘모바일아트’가 등장했다. 모바일아트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들어 있는 정보와 다양한 미술 앱(응용프로그램), 작업도구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성 상실과 감성의 고갈을 막으면서 미술 대중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직은 미술계에서 다소 낯선 장르인 모바일아트 작품을 모은 이색 전시회가 마련됐다.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층 한경갤러리에서 오는 19일까지 열리는 ‘제5회 모바일아티스트그룹’전이다. 80대 이광복 단국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강혜자, 금미라, 김신혜, 김영민, 김종열, 김홍옥, 민계진, 민병균, 박대석, 박인숙, 이광복, 이나금, 이형근, 정병길, 정은상, 채향순 등 29명이 참가해 공들여 제작한 다채로운 작품을 펼쳐보인다. 생활 속에서 발견한 다양한 이야기를 그림 형태로 제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출품작은 일상 주변의 작은 소재들을 시각 예술로 승화한 구상화부터 산수화, 풍경화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모바일아티스트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병길 회장은 아름다운 금강산의 웅장한 모습을 재현한 작품을 들고 나왔다. 옅은 검은색을 골조로 알록달록 경쾌한 색채로 꾸민 금강산에 자연주의 감성을 더해 편안함을 선사한다.
이광복 교수는 유럽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작업한 ‘알프스 자락의 고요’를 걸었다. 작가는 “정신 집중하는 데에는 독서나 영화보다도 모바일 그림이 최고”라며 “알프스 산맥 특유의 고요와 정적을 잡아냈다”고 설명했다.
김영민 한국경제신문 부국장은 갤럭시탭S3로 새벽 안개를 드라마틱하게 잡아낸 작품을 내보인다. 민병균이 분단된 한반도의 상황을 그린 ‘DMZ’, 박주만의 ‘운봉’, 송기성의 ‘행복한 순간’, 신길웅의 ‘용평’, 장홍탁의 ‘산수’, 채향순의 ‘봄이 올라 탄 지하철풍경’ 등도 작가 특유의 재치와 순수함이 엿보인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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