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마선 공명 현상으로 문화재 미세먼지 피해 밝힌다

입력 2018-07-04 15:40   수정 2018-07-04 15:48


포르투갈 에보라에 있는 대성당은 고딕양식 성당 중 비교적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4세기말 완공된 이 성당의 기단과 상단에 사용된 암석은 오랫동안 화강암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포르투갈 원자력기술연구소와 프랑스 셍테치엔 에콜데민 그랑제콜 연구진은 2002년 ‘뫼스바우어 분광법’이라는 분석기술을 이용해 이 성당 기단과 상단에 각각 다른 암석인 화강암과 대리석이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한국에서도 이 분석 방법을 이용해 고려청자의 정교한 색상의 비밀이 규명되기도 했다. 고려청자 유약에 2가 철이온이 더 많이 포함될수록 하늘색을, 3가 철이온이 많을수록 짙은 파란색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국민대는 4일 두 문화재 연구에 활용된 뫼스바우어 분광기술을 이용해 국내 석조 문화재와 청동 문화재, 금 문화재를 보존하고 수소에너지 촉매제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하는 상호협력협약(MOA)을 맺었다.

뫼스바우어 분광기술은 1958년 독일의 물리학자 루돌프 뫼스바우어가 발견한 감마선의 공명현상을 활용한 분석 기술이다. 원자핵이 방출하는 감마선을 같은 종류의 원자핵이 흡수하면 공명현상을 일으키며 핵이 들뜬 상태로 바뀐다.

이렇게 흡수된 감마선을 측정하면 물질의 구성 성분과 결정 구조, 자기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현존하는 측정수단 중 가장 미세한 에너지까지 측정할 수 있다. 가장 범용으로 사용되는 선원은 코발트-57이다. 철은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물질인데 철과 철 화합물에 존재하는 동위원소인 철-57과 감마선 공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엄영랑 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 방법을 이용하면 국내 문화재에서 색을 내는 단청의 안료, 도자기 유약에 들어 있는 철 화합물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며 “최근 미세먼지를 많이 포함한 대기 성분이 석조 문화재나 청동기 문화재에 주는 영향도 현장에서 금방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마선을 내는 선원을 코발트-57이 아니라 백금-197로 바꾸면 금으로 된 유물의 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고학 연구와 유물 보존 연구에 원자력 기술이 사용되는 건 처음은 아니다. 일본 사이타마 사적박물관 연구진은 1978년 이나리야마 고분에서 출토된 금착명철검의 상감에서 X선 투과 시험을 통해 115개의 문자를 발견했다. 2000년에는 X선 형광분석을 통해 금 상감이 은을 포함한 정도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프랑스 원자력청 산하 보존연구소는 1977년 이집트의 람세스 2세 미이라에 방사선을 쏘여 생물학적 손상을 억제하는 방법을 적용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1962년 국내 최초의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2를 도입한 이후 중성자방사화 분석을 이용해 고대 토기의 산지 분류를 진행했다. 1995년 하나로를 가동한 이후에도 중성자 및 양성자 영상 기술, 방사선 조사 기술을 이용해 문화재 보존, 복원 및 감정에 적용하는 방안을 진행했다. 지난 5월엔 공주대와도 중성자 분석기법을 문화재 보존·분석 분야에 활용하는 MOA를 체결했다.

뫼스바우어 분광법은 수소 에너지 개발에 활용되기도 한다. 수소를 연소시키기 위해 산소를 태우는데 이 과정에 필요한 백금과 같은 고가의 귀금속 촉매 반응을 해석하는데 사용된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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